'초한지' vs '캡틴', 극과 극 반응..왜?
OSEN 장창환 기자
발행 2012.01.29 10: 06

SBS 월화극 '샐러리맨 초한지'와 수목극 '부탁해요 캡틴'이 시청자에게 엇갈리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샐러리맨 초한지'는 배우들의 열연 신선한 소재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반면에 '부탁해요 캡틴'은 이에 못 미친다는 평이다. 2012년의 시작과 함께 출항한 이 두 작품이 호평과 혹평을 받는 이유는 뭘까.
◆ 배우들의 연기변신 vs 정체된 모습

'샐러리맨 초한지'의 주역 이범수, 정려원, 홍수현은 전작과는 확실히 다른 모습으로 안방극장으로 돌아왔다. 먼저 이범수는 극 중 충청도 사투리를 구수하게 쓰는 유방으로 분해 코믹 연기의 지존을 보여주며 시청자의 사랑을 독차지 하고 있다. 진중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캐릭터였던 '자이언트' 이강모와는 확실히 대조되는 모습이다. 오랜만에 안방극장으로 돌아온 정려원 또한 달라졌다. 극 중 천하그룹 진시황(이덕화 분) 회장의 손녀 백여치로 분한 정려원은 천상천하 유아독존, 왕싸가지 욕쟁이 콘셉트를 제대로 소화하고 있다. 그간 여리고, 순수하고, 병약(?)했던 이미지에서 180도 변신했다. 천하그룹 연구원 우희 역의 홍수현 역시 지난해 종영한 '공주의 남자' 속 경혜공주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샐러리맨 초한지'에서 홍수현은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억척스럽게 살아가는, 말 그대로 샐러리맨의 애환을 비추고 있다. 공주의 모습과는 다소 거리가 멀다. 
반면 '부탁해요 캡틴'의 구혜선과 이천희는 전작과는 전혀 변함없는 연기력으로 시종일관 전작의 캐릭터와 겹치는 모습을 보여준다. 구혜선은 '부탁해요 캡틴'에서도 '당차고 굳센 캔디' 역할인 한다진으로 분했다. 극 중 그의 과장된 연기와 대담해 보이려는(?) 대사는 극의 몰입을 오히려 더 떨어뜨리고, '꽃보다 남자'의 김잔디가 오버랩된다. 이천희의 연기도 한결같다. 예능프로그램 '패밀리가 떴다'의 영향 탓인지 모든 연기가 어색하고 엉성해 보인다. 이천희는 극 중 관제사라는 중책을 맡았지만, 부기장 한다진에게 끌려 다니기만 하는 힘 없는 모습이다.
◆ 참신한 소재 vs 억지 전개
'샐러리맨 초한지'의 소재는 참신하다. 신약개발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담았다는 이유에서다. 극 초반부터 신약 임상 시험이라는 현실에서 보기 어려운 과정을 시청자에게 보여줬고, 그 속에서 일어나는 과정과 사건 또한 시청자의 관심을 끌었다. 또 '샐러리맨 초한지'는 제목에서도 보여주듯이 중국 역사 소설 '초한지'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그대로 차용해 현대에 맡게 재해석, 샐러리맨들의 애환을 덧칠했다. 대기업 젊은 사장이 주인공이 아닌 일반 사원이 주인공인 점도 신선하다.
'부탁해요 캡틴'은 억지스러운 스토리 전개로 시청자의 질책을 받아야만 했다. 첫 회에서 한다진의 일가족이 불의의 사고로 모두 목숨을 잃는 무리수를 택했고, 극의 전개와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들로 분량을 채워가기 시작했다. 시청자의 혹평을 의식해서 인지 새로운 PD와 작가가 투입됐지만, 오랜만에 전파를 타는 항공드라마만의 웅장한 특성도 여전히 살리지 못하고 있다. 또 최근에는 기내에서 한 승객이 두 명의 승무원을 차례로 성추행하려는 막장 전개로 시청자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아직 두 드라마 모두 초반이기에 성패를 판단하기는 이르다. 그러나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듯이 두 작품의 상반되는 평가는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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