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배짱 하나는 그를 따라올 수 없다.
'대성불패' 구대성(43)의 불패 신화가 호주에서도 계속되고 있다. 구대성은 지난 29일(한국시간) 쿠퍼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애들레이드 바이트와의 2011~2012 호주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1-0으로 앞서던 9회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세이브를 올리며 팀을 플레이오프에 진출시켰다.
이날 경기는 전형적인 '구대성표' 마무리였다. 9회 첫 타자 스테판 웰치에게 유격수 쪽 내야 안타를 맞았는데 유격수가 송구 실책을 범하며 졸지에 무사 2루라는 동점 위기에 내몰린 것이다. 하지만 구대성이기에 그런 상황에서도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

구대성은 후속 타자 데니 알몬테를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한 뒤 톰 브라이스를 1루 땅볼로 유도하며 순식간에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았다. 1루 땅볼 때 2루 주자가 3루까지 진루하며 상황은 2사 3루. 칼튼 다나베를 볼넷으로 거르며 2사 1·3루로 역전 주자까지 내보냈다.
하지만 구대성은 마지막 타자 매튜 스미스를 유격수 내야 뜬공으로 처리하며 1·3루 주자를 잔루로 남겨놓았다. 구대성 특유의 위기관리 능력으로 팀의 승리를 승리를 지킨 것이다. 한국에서 뛸 때도 구대성은 유독 위기 상황에서 흔들리지 않는 강한 모습을 보였다. 호주에서도 마찬가지.
구대성은 대전고 신입생 시절 연습경기에서 갑자기 만루 위기에 놓였지만 "만루에서 대처하는 법을 알기 위해서 일부러 그랬다"고 감독을 안심시킨 뒤 후속 3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운 일화로 유명하다. 한국에서의 마지막 해였던 2009년에도 구대성의 득점권 피안타율은 1할6푼7리에 불과했다.
구대성과 현역 시절 한솥밥을 먹으며 바로 곁에서 지켜본 정민철 한화 투수코치는 "어떤 상황에서도 해결할 수 있는 자신만의 퍼포먼스가 있다. 어떤 환경에서든 자기 자신을 컨트롤할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에 웬만한 위기에서는 흔들리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호주야구 출범 2년 연속 구원왕에 오른 뒤 올스타전 1호 세이브까지 따낸 구대성. 어느덧 만 43세가 됐지만 멈추지 않고있다. 구대성의 나이까지 현역 최고령 선수로 활약한 송진우 한화 투수코치는 "그 나이에 그렇게 던진다는 건 아무나 할 수 없는 것이다. 호주리그 수준을 떠나 대단한 것"이라고 엄지손가락을 들었다.
두둑한 배짱이 살아있는 한 구대성의 도전도 멈추지 않는다.
waw@osen.co.kr
AB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