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 돌아온 NC 김요한, 정통 잠수함으로 뜬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1.30 16: 09

돌고 돌아 돌아온 곳은 마운드. 그곳에서 다시 정통 언더핸드로 뜬다.
NC 최고참이자 투수조장 정성기는 가장 고생한 선수로 김요한(30)을 꼽았다. 그도 그럴게 2007년 KIA에서 방출당한 뒤 무려 5년 만에 그라운드로 돌아온 선수가 김요한이다. 그런데도 야구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고, 어렵사리 마운드로 돌아왔다. 그를 다시 마운드로 돌아오게 한 것은 바로 '정통 언더핸드'라는 희소성이었다.
장충고-동국대를 졸업한 김요한은 2005년 KIA에 입단했으나 2007시즌 종료 후 방출 통보 받았다. 이듬해부터 강남 언북 중학교에서 코치로 야구를 가르치다 군복무하며 2년을 그냥 보냈다. 2011년 3월 제대 후 그는 다시 언북중에서 야구를 가르쳤다.

그러던 어느날. 신생팀 NC가 트라이아웃을 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김요한의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야구를 다시 하고 싶다'는 욕구가 치솟았다. 김요한은 "다시 야구를 할 수 있다는 생각에 하루하루가 설렜다. 훈련을 하며 트라이아웃을 준비했다"고 떠올렸다. 그러나 학교 화단에서 크게 넘어져 왼쪽 다리가 찢어졌다. 그게 5월의 일이었다.
그는 "지금도 상처가 뚜렷하게 남아있다. 그렇게 내 야구인생이 끝나는가 싶었다"고 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반년이 흐른 뒤였던 11월에 그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NC에서 또 트라이아웃한다는데 가보지 않을래?". KIA에서 함께 뛴 동료 투수 이동현의 전화였다. 김요한은 다시 연습을 시작했고 강진까지 내려가 테스트를 받으며 통과해냈다.
 
김요한은 "그때 감독·코치님과 스카우트 팀장이 모두 테스트를 지켜보셨다. 아마도 완전한 정통 언더핸드로 던지는 희소성을 인정해주시지 않았을까 싶다"며 "나는 직구를 던져도 볼끝 변화가 심하다. 타자들이 중심에 맞히기 쉽지 않다. 정통 언더핸드로 스피드보다는 커브·싱커 등의 변화구와 제구력에 중점을 두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는 "솔직히 예전에는 운동을 열심히 하지 않았다. 나중에 후회하고 고생도 했다. 힘들게 마운드로 돌아온 만큼 더 이상 헛된 날을 보내고 싶지 않다. 여자친구에게 멋진 남자친구의 모습을 보여주고, 조카에게도 야구하는 삼촌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라는 포부를 드러냈다.
창원에서 발진하는 정통 잠수함을 한 번 주목해봐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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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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