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선수들이 바티스타를 기다리는 이유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1.30 08: 28

"보고 싶다, 바티스타".
애리조나 투산에 스프링캠프를 차린 한화에 아직 유일하게 합류하지 않은 선수가 있다. 바로 외국인투수 데니 바티스타(32)가 주인공이다. 지난 29일(이하 한국시간) 정원석·김광수·고동진이 뒤늦게 합류한 가운데 바티스타만 들어오면 한화의 캠프 인원이 모두 모이게 된다.
바티스타는 다음달 2일 투산에 합류할 예정이다. 미국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은 보통 2월부터 스프링캠프를 시작한다. 1월까지는 개인 훈련을 통해 몸을 만든다. 새 외국인 투수 브라이언 배스는 계약 후 바로 합류했지만, 한국 야구 적응 차원에서 자진 결정한 것이다. 바티스타는 이미 지난해 적응을 끝마쳤다.

한화 선수들도 바티스타를 목 빠지게 기다리는 중이다. 그런데 이유들이 재미있다.
에이스 류현진은 "바티스타가 빨리 왔으면 좋겠다. 우리는 이렇게 고생하고 있는데 오면 죽었다"는 농담을 던졌다. 한화 투수들은 러닝-웨이트 훈련의 비중을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선수들 사이에서 악소리가 난다. 당연히 지금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바티스타가 야속할 수밖에 없다. 대다수 투수들의 마음이 그렇다.
바티스타가 꼽은 '절친' 이양기도 빼놓을 수 없다. 포지션은 투수와 외야수로 다르지만, 이양기의 친근함이 바티스타의 마음을 움직였다. 이양기는 "바티스타가 얼굴은 무서워 보이지만 마음 하나는 정말 착하다. 하루빨리 보고 싶다"며 "바티스타가 투산을 조금 안다고 하더라. 쉬는 날 함께 둘러봐야겠다"고 웃어보였다. 
 
새 외국인투수 배스도 바티스타를 기다린다. 배스와 바티스타는 2004~2005년 캔자스시티 로열스 마이너팀에서 한솥밥을 먹은 인연이 있다. 배스도 한화와 계약한 뒤 바티스타가 한화에 있다는 사실을 알고 놀랐다. 그는 "바티스타는 좋은 사람이다. 특별히 연락할 정도는 아니지만 서로 좋은 기억을 갖고 있다. 하루빨리 그를 보고 싶다"고 했다. 한국야구 선배로서 바티스타가 배스에게 알려줄 조언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무엇보다 한대화 감독이 바티스타를 누구보다 기다린다. 한 감독은 "바티스타에게 전화라도 해볼까"라는 농담으로 그의 합류를 기다리고 있다. 지난해 7월 합류한 바티스타는 27경기에서 3승10세이브 평균자책점 2.02으로 위력을 떨쳤다. 바티스타의 활약으로 한 감독의 뒷문 고민도 해결됐다. 올해도 바티스타가 있어 한 감독은 더없이 든든하다.
현재 고국 도미니카공화국에서 개인 훈련을 하고 있는 바티스타.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은 만큼 어느 때보다 반가운 해후가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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