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루까지 3.6초', 조성환 '내가 제일 잘 나가'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2.01.30 08: 27

롯데 자이언츠에서 공인된 '최고의 발'은 외야수 김주찬(31)이다. 프로 통산 274개의 도루를 기록한 김주찬은 2010년 도루 65개로 LG 이대형에 단 하나 뒤져 이 부문 2위에 오른 바 있다.
도루가 단순히 발 빠르기로만 되는 건 아니지만 조금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29일 롯데 사이판 캠프에서 주루 연습을 하며 홈에서 1루 베이스까지 도달시간을 체크했다. 27.432m의 거리를 전력질주하는 이 훈련은 순발력 강화는 물론 주루능력 및 내야안타 가능성 점검을 위해 자주 실시되는 필수 코스다.
롯데 선수단에서 1위를 차지한 건 최고참 조성환(36)과 신인 신본기(23)이었다.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조성환과 신본기는 나란히 27.432m를 3.6초에 주파, 팀 내 1위를 기록했다고 한다. 물론 선수들이 전력을 다 하지 않았기에 절대적인 발 빠르기를 드러낸다고 볼 수 없는 기록이다. 그렇지만 최고참과 신인, 그리고 올 시즌 주전 2루수와 백업 2루수가 동시에 같은 기록을 냈다는 게 흥미롭다.

타격 후 1루까지 평균 도달시간은 우타자의 경우 4.3초, 좌타자는 4.1초로 알려져 있다. 타자가 타격하는 순간부터 방망이를 내뻗는 팔로스윙 평균 시간은 0.4초 안팎이다. 여기에 평균적으로 프로야구 선수들이 홈 플레이트부터 1루 베이스까지 도달시간은 3.8초 정도. 연습 도중 실시한 것이고 전력을 다 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해 봤을 때 두 선수가 기록한 3.6초는 상당히 빠른 축에 속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시즌 잔부상으로 힘든 한 해를 보냈던 조성환은 부활을 선언하며 누구보다 열심히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양승호(53) 감독이 "선수단 가운데 가장 열심히 훈련한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울 정도로 모범이 되고 있다. 또한 신본기는 탄탄한 수비로 벌써부터 백업 수비요원으로 1군 엔트리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신인이다. 권두조(60) 수석코치는 "잘 성장하면 조성환 같은 선수가 될 것"이라 칭찬한 바 있다.
참고로 롯데에서 가장 빠른 발을 자랑하는 김주찬의 기록은 3.66초. 그렇지만 롯데 구단 관계자는 "김주찬은 가볍게 60% 정도로 뛰고 그 기록이 나왔다. 60% 컨디션인지 전력으로 뛴 것인지는 본인만 알 것"이라며 웃었다.
팀 내 1위를 기록했던 조성환에 축하인사를 건네자 "축하받을 일인지 잘 모르겠다"며 "(김)주찬이가 제대로 안 재서 어부지리 한 것"이라고 자세를 낮췄다. 베테랑이 기록한 팀 내 1위인 '3.6초'는 절치부심한 조성환의 이번 겨울 마음가짐을 방증하는 결과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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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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