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러진화살-댄싱퀸', 1·2위 흥행 왜 기특한가?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2.01.30 08: 09

영화 '부러진 화살'(정지영 감독)과 '댄싱퀸'(이석훈 감독)이 극장가를 '쌍끌이'하며 '기특한' 흥행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 29일 '부러진 화살'은 전국 26만 5524명을 모아 누적관객수 187만 4342명을 기록하며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개봉 2주차부터 꾸준히 흥행 1위를 지키고 있으며 30일 200만 돌파가 확실시 된다.
200만 돌파는 '댄싱퀸'이 먼저 이뤄냈다. 같은 기간 22만 3492명을 동원해 누적관객수 210만 968명으로 2위에 올랐다. 이로써 지난 18일 개봉한 '댄싱퀸'은 12일만에 200만 고지를 돌파하게 됐다.

이들의 흥행이 기특한 이유 중 하나는 6주만에 극장가에서 한국영화 1위를 자리를 탈환한 후 점유율을 크게 늘리며 2월 비수기까지 그 전망을 밝게 한다는 것에 있다.
황정민, 엄정화 주연 '댄싱퀸'은 개봉 당일부터 박스오피스 1위에 올라서며 외화 '미션 임파서블 : 고스트 프로토콜'과 '장화신은 고양이'의 연속 1위 독주를 막고 지난 설 특수에 한국영화 돌풍을 일으켰다.
개봉 2주차부터는 1위의 바통을 '부러진 화살'이 이었다. '부러진 화살'은 시사 후 기대 이상의 작품이란 평은 얻었지만 박스오피스 1위는 쉽게 예상치 못한 것이었다. 손익분기점인 50만 관객을 훌쩍 넘고 200만 돌파를 바라보고 있다.
두 작품 모두 1주보다 오히려 2주차에 관객이 더 늘어나는 현상을 보이며 소재와 개성은 다르지만 '잘 만들어진' 작품으로 코미디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설 대목의 고정관념을 깨고 한국영화의 질적 향상을 이뤄냈다는 것도 바람직하다.
'부러진 화살'과 '댄싱퀸'은 SNS을 통한 입소문을 통해 흥행에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부러진 화살'은 '석궁테러사건'이라는 실화를 소재로 한 작품으로 1991년 성균관대 수학과 김명호 조교수가 대학별 고사 수학 문제의 오류를 지적하고 시정을 요구했다가 1996년 2월 재임용에서 탈락하고, 이후 교수 직위 확인 소송을 제기했지만 이 또한 기각 당하자 2007년 항소심 재판장을 찾아가 석궁으로 쏜 혐의로 징역 4년형을 선고 받은 사건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실화 소재의 힘으로 '제 2의 도가니'로 불리며 SNS을 통해 입소문이 번져 흥행에 탄력을 받았다.
'도가니'에서 이미 공분을 경험하고 사회를 흔들 수 있음을 목격한 관객들은 '부러진 화살'에서도 이와 비슷한 감정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부러진 화살'은 30대 이상 남성관객들에게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댄싱퀸'은 부담없이 즐길 수 있지만 따뜻한 감동이 남는 휴먼 코미디다. 어릴 적 꿈이었던 댄스가수의 꿈을 이룰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된 정화(엄정화)가 서울시장후보에 출마한 남편 정민(황정민) 몰래 이중생활을 벌이는 코믹한 내용을 담은 스토리를 담았다. 전 가족 단위로 감상하기에도 무리가 없으며, 영화적 재미에 충실한 엔터테인먼트적 요소가 가득하다. 영화계 톱스타인 황정민에게 다시금 '흥행작'이란 선물을 안겨준 작품이기도 하다.
두 영화 모두 개봉관이 각각 520개, 543개로 전 주보다 늘었고, 관객수 역시 2주차에 늘었다. 지난 주말(21~22일) '댄싱퀸'은 전국 40만 3558명, '부러진 화살'은 30만 5912명을 모았다. 하지만 2주차에 '부러진 화살'은 56만 7751명, '댄싱퀸'은 47만 8065명을 동원했다. 흥행 순위는 뒤집어졌지만 두 영화 모두 2주차에 더욱 늘어난 관객수로 이른바 뒷심이 강해지는 영화가 갖고 있는 흥행 그래프를 그대로 보이고 있다.
'부러진 화살'과 '댄싱퀸'은 이처럼 극장가의 파이를 넓히고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각 영화에게는 치열한 경쟁이겠지만 관객들에게는 볼 만한 한국영화로 풍성한 극장가다. 영화 관계자 역시 "두 작품이 경쟁 구도이지만 멀리 보면 극장가 '윈-윈'으로 파이를 넓히고 있다. 2주차에 두 영화 모두 관객수가 늘어난 것이 이를 증명하고 있고, 두 작품이 전혀 다른 장르라는 점, 소위 말하는 10~20대 스타 위주의 작품이 아니라는 점도 의미를 지닌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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