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자신 있었다." 최근 종영한 KBS 2TV 드라마 '브레인'의 여주인공 최정원이 '브레인'을 선택한 이유다.
'브레인'은 최정원에게 터닝포인트가 된 작품이다. 2006년 드라마 '소문난 칠공주'의 미칠이 이후 '브레인'의 윤지혜는 최정원에게 최고의 역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브레인'은 그만큼 성공했고, 최정원은 윤지혜를 사랑했다.
최근 강남의 한 레지던스에서 만난 최정원은 다소 피곤한 모습으로 기자 앞에 섰다. 그러나 이내 밝게 웃으며 '브레인' 자랑(?)을 늘어놓았다.

"'브레인'은 한 번 보기 시작하면 빠진다고 하더라. 나 또한 이렇게 재밌게 촬영에 임한 작품은 처음이었다."
'브레인'의 인기, 실감은 했나.
"촬영하는 동안은 솔직히 이 정도로 뜨거운 반응인지 몰랐다. 주변 분들이 정말 재밌다고 하더라. 인터넷상에서 '브레인'의 패러디가 이슈가 된다는 얘기를 들었다. 팬들의 훌륭한 편집 실력을 보고 감탄했다. 그런 것들을 보면서 중후반쯤에 '브레인'의 인기가 실감이 나더라."
극 중 병원 내에서는 홍일점 같은 역할이었다.
"크게 봤을 때는 그렇다. 그런데 출연 배우들이 옆집 동생같이 편하게 대해주더라. 그래서 연기적으로 많이 도움이 많이 됐고, 그러길 바랐다. 윤지혜는 남자들 틈에 여자인 것을 포기하고 의사에 매달리는 전투적인 아이였다. 현실에서도 출연 배우들이 나를 친동생처럼 편하게 대해주는 것이 감정이입 하는데 더 도움이 됐다."
'스파이명월'. '포세이돈' 등 '브레인' 전작들의 성적이 부진했다.
"나는 자신이 있었다. '브레인' 시놉시스를 정말 재밌게 봤다. 나는 시놉시를 볼 때 시청자의 입장에서 본다. '브레인' 시놉시스는 몰입이 되더라. KBS 2TV 월화극이 시청률이 저조했다는 말이 있었는데, 이 작품은 뛰어넘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믿고 가야지 잘 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스스로 세뇌를 한 것도 있고, '브레인' 제작진이 1년 넘게 준비했다. 시간과 노력이 있어서 자신감이 있었다."

의학전문용어 외우기 힘들지 않았나.
"3개월 동안 미친 듯이 앵무새처럼 중얼중얼 외웠다. 공부도 많이 하고, 하루 종일 대본을 붙잡고 살았다. 대본이 내 베스트 프렌드였다. 이제는 내 옆에 대본이 없어서 허전하다. 대본이 안 보이니 그제 서야 종영했다고 생각이 들더라."
더미를 해부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느낌이 어땠나.
"징그럽다고 느낀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뇌에 대해 관심이 많으니 흥미롭더라. 윤지혜 캐릭터에 몰입하다보니 뇌에 대해 공부를 하게 되고 오히려 (해부 장면을) 자세히 보더라. 그래서 전혀 징그럽다고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공부하는 자세로 봤다."
사투리 연기를 선보였다.
"처음 해본다. 개인적으로 부산을 좋아한다. 감독님이 '지혜의 고향을 어디로 하고 싶냐'고 물으셔서 바로 부산이라고 답했다. 부산 여자가 애교 많고 배경이 바다다 보니 포부도 크고 외향적이라고 생각했다. 이런 성격이 지혜와 잘 맞는 것 같았다. '경상도 사투리' 휴대폰 애플리케이션으로도 연습했다. 또 영화 '애자'를 보고 사투리를 듣고 배웠다."
윤지혜에서 빠져나오는 게 어렵지 않나.
"그래서 아직 다른 작품의 시놉시스를 손에 들지 않는다. 먼저 여행가서 재충전을 하려고 한다. 그 이후에 새로운 시놉시스를 보려고 한다."

상대역 신하균은 실제 이성으로는 어떻게 생각하나.
"신하균 오빠랑은 서로 연기에 신경 쓰고 집중하느라 긴장의 연속이었다. 촬영 끝나고 나서도 공부해야하기 때문에 사적으로는 얘기를 못 해봤다. 이강훈(신하균 분) 같은 남자는 만들기 힘들다. 그래도 지혜를 연기해보니 오죽하면 강훈이 저럴까 생각했다. 지혜의 심정이 이해는 가더라."
2012년 새해 포부.
"결혼 생각은 전혀 없다. 일단 짧아도 3-4년 동안은 연애든 일이든 결혼 생각 안하고 결혼 전 생활을 원 없이 하고 싶다. 3-4년 뒤부터 생각해도 늦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올해 연기적으로 터닝 포인트가 됐고. 응원도 많이 받았다. 다음에는 다른 모습으로 보답해야겠다는 사명감이 생겼다. 신선하게 느낄 수 있는 작품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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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