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화 바람이 불고 있다. 동유럽 출신의 라돈치치(몬테네그로)에 이어 남미의 에닝요(브라질)까지 귀화 의사를 밝혔다.
고향인 브라질에서 전북의 전지훈련에 참가 중인 에닝요는 지난 26일(이하 한국시간) 현지 언론 글로부 에스포르테에 게재된 인터뷰서 "축구선수를 하면서 항상 꿈꿔왔던 것은 국가대표로 월드컵에 출전하는 것이다"라면서 "그래서 여전히 나의 꿈은 월드컵에서 뛰는 것이다.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귀화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한국 사람들은 나의 귀화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최강희 감독님께서도 내가 귀화하기를 원한다고 들었다. 그래서 더 긍정적으로 준비를 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기대를 하고 있기 때문에 나도 준비를 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한국 국가대표가 되겠다는 의지다. 고국인 브라질에서 월드컵이 열리면서 자신의 가치를 더욱 인정받고 싶다는 분위기다.
그동안 한국은 순혈주의를 표방한 것은 아니지만 귀화 선수가 없었다. 각국이 능력이 좋은 선수를 귀화시켜 국가대표팀에 합류시키는 경우가 많았지만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았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 귀화한 대표선수들이 꾸준히 나왔다.
라모스를 시작으로 로페스, 산토스 그리고 다나카 툴리오 등이 귀화 선수. 그러나 이들은 대부분 일본어를 할 수 있었다. 라모스는 일본인과 결혼해 살고 있는 상태였고 산토스도 일본에 완전히 정착했다. 그리고 툴리오도 혼혈 3세였기 때문에 귀화에 대해 큰 부담은 없었다. 당시 로페스를 제외하고는 일본과 연관이 있었다.
라돈치치와 에닝요의 경우에는 일단 언어 구사에서 비교가 된다. 라돈치치의 경우 한국계 여성과 교제하기도 했다. 물론 결혼한 것은 아니지만 그는 어린 시절 한국에서 축구를 배워 성공한 케이스. 따라서 그는 한국말도 적극적으로 배웠고 한국인이 되겠다는 의지를 항상 나타냈다.
한국에서 축구선수로 성공해 자리를 잡은 그였기 때문에 '제2의 고향'이라면서 귀화에 대해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에닝요는 오는 4월 중순이면 한국에서 거주한 지 5년이 된다. 하지만 그는 한국말을 못 한다. 그럼에도 한국 생활에 만족감을 나타내면서 귀화를 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둘은 모두 진정으로 귀화를 하겠다는 말을 하고 있다. 국가대표로서 활약하고 싶다는 전제가 아니라 한국인으로서 살아가기를 원한다는 것이다.
월드컵 출전 가능성과 함께 한국인이 되면 그들은 부가적인 이점도 있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이 외국인 용병 제한 규정에서 예외로 인정하는 아시아쿼터제의 적용을 받아 한국 외에 다른 아시아 국가에서 뛰는 일이 용이해 지는 것이다.
귀화를 원하고 있는 선수들 모두 자신만의 사정이 있다. 하지만 진정성의 확인 과정도 있어야 한다. 일본의 귀화 사례서도 살펴볼 수 있듯 단순히 전력 강화만 생각할 게 아니라 진정한 한국인으로서 자부심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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