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현희-박종윤, "매일 목동에서 보자"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2.01.31 11: 19

넥센 히어로즈의 2012시즌 1차 신인 우완 한현희(19, 1라운드 전체 2순위)와 2차 신인 좌완 박종윤(19, 2라운드 전체 17순위)은 티격태격 하면서도 항상 떨어지지 않는 친구다.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도 항상 붙어 다니며 우정을 과시하고 있는 한현희와 박종윤. 조금 다른 듯 하면서도 비슷한 두 선수는 서로의 장점을 이야기하라는 질문에 "도저히 생각이 안난다"며 장난을 치다가도 진지하게 친구에게서 배울 점을 이야기하며 어른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아직 앳된 모습을 채 벗지 못한 두 신인 선수는 올 시즌 목표를 똑같이 "올 시즌 내내 목동에서 서로 보는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인터뷰 내내 농담과 폭력(?)이 끊이지 않았던 두 악동들과의 일문일답.

- 고등학교 때 둘이 맞붙은 적이 있나?
 ▲ (한현희, 이하 한) 지난해 여름쯤(5월 14일)에 한 번 붙었다. 내가 이겼다.
 ▲ (박종윤, 이하 박) 그때가 황금사자기 첫 경기(개막전)였다. 그때 한창 우리 학교가 우승 후보라고 했는데 첫 경기부터 현희한테 졌다.
 ▲ (한) 그 전에도 연습경기할 때 몇 번 본 적은 있다.
- 상대의 던지는 모습을 보고 배우고 싶은 점은?
 ▲ (한) 없다. 꼭 말해야 하나?(웃음) 나는 사이드암이고 종윤이는 오버핸드기 때문에 던지는 폼이 너무 달라서 쉽게 말하기가 힘들다. 종윤이의 장점은 타점이 높은 것이다.
 ▲ (박) 현희는 컨트롤이 좋아서 볼넷을 안 준다. 그리고 경기를 이끌어가는 점을 배우고 싶다.
- 반대로 서로에게 고쳤으면 하는 게 있다면?
 ▲ (한) 너무 많다. 잠시 생각할 시간을 달라. 사실 종윤이는 단점이 별로 없다. 다만 숫기가 없고 안 좋은 경기를 담아둔다. 빨리 잊었으면 좋겠다.
 ▲ (박) 현희도 단점이 없다. 현희는 못 던져도 빨리 잊어버린다.
 ▲ (한) 하지만 그게 내 장점일 수도 있고 단점일 수도 있다.
- 고등학교 때 어떤 선수였나?
 ▲ (한) 나는 할 때 열심히 하고 놀 때 노는 성격이다. 놀 때는 코치님이나 감독님한테도 장난을 많이 쳤다.
 ▲ (박) 나도 그렇다. 열 개를 그냥 하는 것보다는 한 개를 더 열심히 하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 프로 선수가 돼서 달라진 게 있다면?
 ▲ (한) 달라진 건 없다. 똑같다.
 ▲ (박) 프로 선배들을 상대해보고 싶다. 개막전에 가면 엄청 설렐 것 같다. 관중도 많고. 예전부터 관중 많은 데서 던지는 것을 좋아했다.
 ▲ (한) 개막전.. 재미있을 것 같다. 긴장되고 떨리고 그런 마음을 즐긴다.
- 상대해 보고 싶은 타자는?
 ▲ (박) 이용규 선배님의 끈기있는 모습이 좋아서 상대해 보고 싶다. 그리고 나는 좌완이니까 이승엽 선배님 타석에 원포인트로 나가서 맞붙으면 기분 좋을 것 같다.
 ▲ (한) 프로 선배님들 다 상대해보고 싶다. 그 중에서도 이승엽, 김현수, 김태균 선배님 같은 홈런 타자들을 상대해보고 싶다. 원래 홈런을 맞아도 끄떡도 안하는 성격이다.
- 가족들이 응원 많이 해주시나?
 ▲ (한) 가족.. 누나 이야기를 꼭 하고 싶다. 예전에 집이 갑자기 어려워지면서 누나가 대학교를 휴학하고 일을 했다. 돈 많이 벌어서 누나 다시 대학교 보내줘야 한다.
 ▲ (박) 나랑 3살 차이 나는 형도 원래 초등학교 때부터 굉장히 공부를 잘했는데 부모님이 나한테만 신경쓰시다 보니 점점 공부와 멀어졌다. 지금 미국에서 공부하고 있는데 부모님이 항상 '네가 형을 이제 책임져야 한다'고 말하곤 하신다. 나도 형에게 미안하다.
- 뒷바라지 하시느라 부모님도 고생이 많으셨겠다.
 ▲ (한) 아버지가 안계셨다면 지금 이만큼 야구하고 있지 못할 것 같다. 아버지께서 내가 삐뚤어지려고 할 때마다 잘 잡아주셨다. 지금도 항상 인터넷에 내 이름을 검색해 보신다.
 ▲ (박) 고등학교 때 어머니께서 항상 학교에 밥을 해주러 오셨다. 어쩔 수 없는 것은 알지만 밥 하고 계신 걸 볼 때마다 속상했다.
- 악성 댓글 보거나 그러면 상처 받으실텐데?
 ▲ (한) 아버지께서 그런 건 신경 안쓰신다. 나도 악플은 신경 안쓴다. 안 좋은 내용이 있으면 응원해주시는 좋은 내용도 있다.
 ▲ (박) 나도 악플 보면 그냥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 하고 신기하다.
- 올 시즌 목표가 있다면?
 ▲ (한) 올 시즌 목표는 풀타임 내내 1군 엔트리에 머무는 것이다.
 ▲ (박) 현희랑 나는 떨어지면 서로가 너무 심심하다. 시즌 내내 같이 목동에서 보고 싶다.
- 마지막으로 이제 힘든 프로 무대를 겪을 서로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 (박) 잘 하든 못 하든 변함없이 연락 자주 했으면 좋겠다.
 ▲ (한) 그냥.. 목동에서 매일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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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프라이즈(애리조나)=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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