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주장, 어린 선수에게 편지 받은 사연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2.01.31 11: 16

"편지를 읽는데 이상하게 가슴이 찡하더라. 울컥했다".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강캡틴' 강병식(35)은 최근 어린 선수에게서 '러브 레터'를 받았다.
주장을 감동받게 한 주인공은 바로 2011 신고 출신의 포수 신영재(25).

강병식은 "영재랑 (지)재옥이랑 같은 타격조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영재랑 재옥이가 중-고-대 계속 주장을 했다고 하더라"며 "그래서 어떻게 하면 주장이 될 수 있는지 편지를 써오라고 했다"고 사연을 공개했다.
그러나 어린 선수들이 주장에게 함부로 조언을 할 수는 없는 일. 강병식은 쭈뼛거리는 둘을 보고 "할 말이 없으면 나에게 편지라도 쓰라"고 반강제로 과제를 내줬다. 어린 선수들과 친해지기 위한 주장의 비책이었다.
그런데 신영재가 정말로 편지를 써왔다. 강병식은 "쪽지에 직접 편지를 써서 왔더라. '자신은 주장을 하면서 고참 선배들과의 대화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써있었다"면서 "주장은 힘든 자리니 힘내시라고 하더라. 편지를 읽는데 이상하게 가슴이 찡하더라. 울컥했다"고 말했다.
편지의 발신자 신영재는 "편지 내용은 비밀"이라고 민망해 하면서도 "주장은 외롭다. 주장 선배님이 잘 하고 계시지만 응원하는 마음으로 써드렸다. 주장은 선배들과 후배들을 다 이끌어야 하는데 그중에서도 선배들과 이야기를 잘 하는 게 중요하더라"며 강 주장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엄격한 프로 세계 속에서 주장과 어린 선수가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 넥센 선수들의 훈훈한 팀 분위기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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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프라이즈(애리조나)=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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