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처럼 좋은 성적을 거뒀으면 좋겠다. 공 하나하나에 진심을 담아 힘껏 던지겠다”.
지난 시즌 최고 외국인 투수로 재계약까지 성공한 ‘엄친아급’ 외국인 투수 더스틴 니퍼트(31. 두산 베어스)가 가장 상대하기 어려웠던 타자로 ‘적토마’ 이병규(38. LG 트윈스, 9번)를 꼽은 동시에 팬들에게 고마움과 자신의 각오를 이야기했다.
니퍼트는 지난해 15승 6패 평균자책점 2.55(2위)를 기록하며 8개 구단 최고 외국인 투수의 활약을 선보인 동시에 16승을 올린 김선우(35)와 함께 대표 선발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또한 니퍼트는 실력만 좋은 것이 아니라 팀 융화도도 높은 데다 시즌 마지막 경기서 팬들의 응원에 감사하다며 눈물을 보였을 정도로 심성도 고운 선수다.

일찌감치 두산과 재계약을 맺고 미국 애리조나 피오리아시 전지훈련에 참여한 니퍼트는 31일(이하 한국시간) 두산의 전지훈련지인 피오리아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인터뷰를 가졌다. ‘몇 달 만인가. 오랜만이다’라며 반갑게 악수를 청한 니퍼트는 지난 시즌을 돌아보며 이렇게 밝혔다.
“굉장히 좋은 경험을 했다. 좋은 동료들을 만났고 또 좋은 팬들의 멋진 응원도 받았다. 팀 성적이 아쉽기는 했지만. 올해도 지난해처럼 좋은 성적을 올리고 싶다. 또한 계투진에게 바통을 넘길 때까지 최대한 많은 이닝을 이기는 모습으로 끌고 가고자 한다”.
마무리 투수로 새롭게 두산에 가세한 스캇 프록터(35)에 대해 묻자 니퍼트는 “메이저리그 시절에는 당연히 알려진 선수라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직접 보고 함께하는 것은 처음”이라며 “좋은 사람이다. 순조롭게 적응하고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플로리다주에서 어린이 환우를 위한 자선 행사를 개최한 프록터는 내달 1일 전지훈련지에 재합류 예정이다.
올해로 니퍼트는 2년차 한국 무대를 경험한다. 지난 시즌 203cm의 타점 높은 투구와 묵직한 구위가 국내 타자들에게 생소했다면 이제는 상대가 그의 공에 대해 분석하고 타석에 들어설 예정. 그만큼 니퍼트의 2012시즌 준비는 신중했다.
“상대 타자들이 날 알고 대적하게 된다. 그만큼 시즌 초반에는 나도 타자들이 어떻게 나서는 지 지켜보고 적응해야 하는 시기임에 틀림없다. 초반 몇 경기는 그들이 내 공에 대해 어떻게 타격하는 지 숙지하면서 던져야 할 것 같다”.
지난해 한국 무대를 뛰면서 니퍼트의 뇌리에 가장 강력하게 박힌 타자는 누구일까. 그에 대해 니퍼트는 ‘LG 등번호 9번’을 이야기하며 이병규를 지칭했다. 이병규의 지난해 니퍼트 상대 성적은 18타수 9안타(5할) 1홈런 3타점으로 강력했다.
“이병규는 언제나 내가 마운드에 있을 때 좋은 타구를 날렸다. 한 3번 정도 빼고는 다 쳐냈던 것 같다. 내 생각대로 되지 않던 타자들 중 가장 어려웠던 타자가 바로 이병규다”. 이병규의 천부적인 컨택 능력에 니퍼트도 본의 아닌 실소를 금치 못했다.
2년 차 외국인 투수가 된 니퍼트의 올 시즌 ‘키워드’는 진심이다. 팬들의 열성적인 사랑에 눈물 흘리며 거듭 ‘감사하다’라는 이야기를 꺼냈던 니퍼트는 이기고 싶은 마음을 모두 공에 실어 던지겠다는 각오를 이야기했다.
“지난해처럼 좋은 성적이 나왔으면 좋겠다. 그리고 지난해보다 더욱 진심이 담긴 공으로 타자를 상대하고 팬들을 기쁘게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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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퍼트-이병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