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미녀가수 아델, 美 빌보드 점령하다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2.01.31 08: 13

[해리슨의 엔터~뷰 (Enter-View)] 영국 여성 아티스트 아델의 인기가 2012년에도 식지 않고 계속되고 있다. 이제는 미국 팝음악차트 역사상 전무후무한 기록을 만들어 내며 앨범 “21”과 그 수록 곡들로 세계 대중 음악계를 2년째 점령 중이다. 여러 나라에서의 폭발적인 인기에 비해 별 반응이 없었던 우리나라에서도 새해 들어 아델의 대표 곡 ‘Rolling In The Deep’이 국내 주요 음원 차트 팝 부문과 팝 음반 차트 1위를 기록하며 뒤늦은 인기를 얻고 있다. 여전히 지구촌 곳곳의 팬들이 런던 출신 24세 영국 아가씨의 음악에 열광하고 있는지 아델의 인기 비결을 알아보자.
- 아델, 빌보드 팝 싱글•앨범 3번 동시 1위한 최초의 아티스트가 되다 –
2011년 아델의 앨범 “21”과 수록곡 ‘Rolling In The Deep’이 빌보드 지와 전세계 주요 국가의 판매량을 집계하는 유나이티드월드 차트의 연말 결산 부문 팝 앨범 및 싱글 차트에서 모두 1위에 오른 것은 이전 칼럼에서 거론한 바 있다. 2월 10일 거행될 그래미 상 시상식의 강력한 다 관왕 수상자로 예상되는 가운데, 아델은 다시 전대미문의 대기록을 양산하며 음악 팬들과 언론의 뜨거운 주목을 받게 되었다. 그녀는 2월 4일자 빌보드의 팝 싱글 부문인 HOT 100차트에 앨범 “21” 수록 곡 ‘Set Fire To The Rain’으로 세 번째 1위에 등극했다. 팝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에서도 같은 날 1위에 오르게 되었는데, 빌보드지 역사상 단일 아티스트의 음반에서 싱글 발매된 노래 3곡과 앨범이 같은 주에 함께 정상을 차지한 기록은 최초다.

2개의 싱글로 싱글 차트 1위와 앨범 차트 1위를 동시 석권한 적은 지금까지 아홉 차례 있었다고 한다. 한편, 1978년 영화 “Saturday Night Fever” 사운드트랙에서도 3곡이 빌보드 HOT 100 1위와 더불어 앨범 차트 정상을 차지한 적이 있기는 하지만, 비지스(Bee Gees)의 2곡-‘Stayin' Alive’•‘Night Fever’–과 이본 엘리만(Yvonne Elliman)의 "If I Can't Have You’로 이룬 기록은 아델의 그것과는 분명 차이가 있다.‘Rolling In The Deep(HOT 100 7주 1위)’과 ‘Someone Like You(5주 1위)’로 2011년 상당기간 차트 상위권을 유지했었는데 ‘Set Fire To The Rain’으로 2012년도까지 계속되는 그녀의 인기가 놀랍다. 더욱 경이로운 아델의 기록은 바로 앨범 차트에서 빛나고 있다.
작년 빌보드 200 차트 13주를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올해도 연속 4주간-1월 14일자부터-정상을 차지 통산 17주 1위에 올랐다. 1992~3년 휘트니 휴스턴(Whitney Houston) 주연 영화 “The Bodyguard” 사운드트랙이 20주간 앨범 차트 1위에 오른 후 최고 기록이다. 특히, 2010년 전세계적으로 1,530만장이 팔렸던 앨범 “21”은 유나이티드월드 차트 27주 1위에 랭크 되어 반년이 넘게 정상을 차지했고, 올해 들어서도 1월 14일부터 2월 4일까지 4주 연속 정상에 올라 무려 31주 앨범 차트 1위와 1,600만장의 판매량을 올린 것으로 집계되었다. 위와 같이 유독 아델이란 여성가수가 장기간 사랑을 받고 있는 그 이유는 뭘까?
- 아델, 차별화된 음악 스타일로 다른 여가수를 압도하다 –
2011년 팝 음악계는 아델 제외하고 레이디 가가(Lady Gaga)•케이티 페리(Katy Perry)•리한나(Rihanna)•브리트니 스피어스(Britney Spears)등 미국 출신 여성 스타들이 주도했다. 그들 역시 상당한 차트상 성과와 음반 판매량을 기록하며 큰 사랑을 받았지만, 왠지 영국 출신 이제 두 번째 앨범을 낸 가수 아델에게는 못 미치지 않나 생각된다. 아델이 내놓으라 하는   정상급 여성 팝 스타들을 제치고 2011년 지존의 자리에 우뚝 설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아마도 그들과 확연히 구별되었던 음악 스타일에 있을 것이다.
위에 소개한 가수들이 일렉트로니카•힙합•라틴•록 사운드와 댄스 리듬을 결합시킨 트렌디한 음악을 댄스 팝(Dance Pop) 넘버를 경쟁적으로 선보일 때, 아델은 영국 출신 백인 여성 임에도 흑인의 소울•R&B가 바탕이 된 진한 블루아이드소울(Blue Eyed Soul) 스타일 곡과 6~70년대 음악을 듣는 듯한 복고적인 색채가 짙은 팝 넘버로 앨범을 구성했고, 자신의 중 저음이 강한 허스키한 보컬을 맘껏 드러낼 수 있는 창법과 곡 해석을 통해 기존의 팝 아티스트와 음악적 차별화를 꾀하였다. 무엇보다도 장르를 불문하고 영국의 여성 팝 가수가 미국 시장에서 차트 역사를 뒤흔들 정도로 큰 인기를 얻은 적은 거의 없었는데, 아델의 음악은 영국 출신 선배 뮤지션 에이미 와인하우스(Amy Winehouse)•조스 스톤(Joss Stone)•더피(Duffy)등이 미국에서 어느 정도 좋은 성과를 거둔 후 발표되어서인지 더욱 크게 꽃을 피울 수 있었던 것 같다.
- 세계 대중음악계, “포스트 아델” 발굴에 나서다 -
뒤늦게 한국에서도 아델의 음악이 사랑을 받게 된 이유로는 국내 오디션 프로그램의 여성 참가자들이 아델의 노래를 선곡 시청자•심사위원•네티즌의 큰 반향을 불러 모았기 때문이 아닐까? 작년 M-NET “슈퍼스타K3” 예선 중 신지수가 ‘Rolling In The Deep’을 불러 상당한 화제를 불러 모았고, SBS “K-POP 스타”에서는 15세 된 박지민이 놀라운 가창력으로 그 곡을 소화해내며 심사위원들의 극찬을 이끌어 낸 바 있다. 이와 같은 추세라면 아델의 노래로 오디션을 치르려는 참가자들의 선택은 급증하게 될 것이다.
특히, 아델을 발굴해 낸 영국음악계는’제2의 아델’•’포스트 아델’을 만들기 위한 발 빠른 행보를 시작했다. 지난 해 11월 중순 데뷔 앨범을 발표한 열 여섯 살 버디(Birdy)가 10대 소녀라고 할 수 없는 놀라운 곡 해석 능력을 드러내며 영국•벨기에•네덜란드에서 각광을 받은 후 우리나라에서도 음반이 공개됐고, 영국 오디션 프로그램 “X-Factor” 시즌 7의 준우승자 레베카 퍼거슨(Rebecca Fergusson) 역시 작년 말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 ‘아델 따라잡기’에 나섰다. 영국뿐만 아니라 미국 등 세계 도처에서 ‘제2의 아델’을 찾기 위한 스타 발굴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아델의 등장은 팝 음악계의 흐름을 바꾸고 팝 음악사의 한 획을 긋는 사건임에 틀림없다.
[해리슨 / 대중음악평론가]osenstar@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