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왕 '좌우 대결', 수성이냐 탈환이냐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2.01.31 14: 33

이승엽(36,삼성)이 2004년 일본으로 진출한 이후 한국 프로야구는 우타자 홈런왕이 대세였다.
이승엽 이후 2010년까지 7년동안 좌타자가 홈런왕을 차지한건 2005년 래리 서튼(현대,35개)이 유일했다. 2004년 박경완(SK,34개), 2006년 이대호(롯데,26개), 2007년 심정수(삼성,31개), 2008년 김태균(한화,31개), 2009년 김상현(KIA,36개), 2010년 이대호(44개) 등 우타자들이 홈런왕 타이틀을 독식했다. 각 구단마다 '우타 빅뱃' 부족을 호소했지만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우타자들은 제 몫을 다 했다.
그런 가운데 지난해 최형우(29,삼성)가 우타자 홈런왕 독식 판도를 흔들었다. 2002년 포수로 입단한 최형우는 대표적인 우투좌타인 선수다. 2008년 경찰청 제대 후 복귀한 해에 19홈런으로 신인왕을 차지했던 최형우는 이후 2009년 23홈런, 2010년 24홈런으로 줄곧 상승세를 보이더니 기어코 2011년 30홈런-118타점으로 야구인생의 목표였던 홈런왕과 골든글러브를 거머쥐었다. 2005년 서튼이후 6년만에 나온 좌타자 홈런왕이었다.

올 시즌 홈런왕 판도는 안갯속이다. 일단 지난해 최형우와 홈런왕을 다퉜던 이대호가 일본 오릭스에 진출해 일단 '우파'는 강력한 홈런왕 후보를 잃었다. 대신 동갑내기 친구 김태균이 이대호와 바톤 터치를 했다. 한화에 전격 복귀한 김태균은 이미 2008년 홈런왕에 올랐던 전력이 있다. 한국에서 뛰었던 9시즌 통산 홈런만 188개, 연평균 21개를 날렸던 거포다. 여기에 잔부상에서 탈출해 권토중래를 노리는 김상현과 이범호 역시 우타자 홈런왕 후보다.
반면 홈런왕 수성에 나서는 '좌파'는 이승엽의 가세가 천군만마와도 같다. 야구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부상만 없다면 이승엽은 30홈런을 넘길 것"이라고 말한다. 일단 이승엽은 공을 넘기는 재주 하나는 타고났다. 한국에서 기록했던 1286개의 안타 가운데 25.1%인 324개가 홈런이었다. 안타 4개 가운데 하나는 홈런이라는 계산이다. 또한 일본에서 기록했던 686개의 안타 가운데 159개가 홈런으로 23.2%의 안타 대비 홈런을 기록, 한국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지난해 홈런왕 최형우는 선배 이승엽을 멘토로 삼아 한단계 더 올라서겠다는 각오다. 이승엽의 타격 기술을 배우기 위해 괌 전훈캠프서 노력하고 있는 최형우는 "(이)승엽형이랑 80홈런을 합작하고 싶다"고 입버릇처럼 이야기한다. 이승엽 역시 올해 목표로 최형우와 함께 '2003년 이승엽-마해영(94홈런 267타점)'을 재현하고자 한다. 올 시즌 목표로 40홈런-120타점을 설정한 최형우가 목표치를 달성한다면 홈런왕 2연패도 꿈은 아니다.
화끈한 홈런포는 관중들을 야구장으로 불러모은다. 스타군단의 복귀라는 호재를 맞은 프로야구 흥행이 '홈런왕 좌-우 대결'로 더욱 뜨겁게 점화된다면 올 시즌 목표인 '700만 관중'은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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