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외유’ 권명철 두산 코치, “작년 부진, 계투진 붕괴가 컸다”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2.01.31 13: 33

“상대팀 코치 입장에서 보니 두산의 약점을 보다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겠더라”.
2년 만에 돌아온 친정팀. 다시 친정팀 유니폼을 입은 투수코치는 지난해 상대팀 불펜코치로 지켜봤던 현 소속팀의 맹점을 그대로 짚어냈다. 권명철 두산 베어스 투수코치가 지난 시즌 5위에 그친 두산의 약점에 대한 사견을 밝혔다.
전신 OB 시절인 1995년 묵직한 직구와 날카로운 슬라이더 조합으로 15승을 올리며 17승을 올린 김상진 현 SK 투수코치와 함께 우승팀 원투펀치로 활약하는 등 베어스 주축 투수로 명성을 떨쳤던 권 코치. 2009년까지 두산 2군 투수코치로 재직하다 2010년 일본 소프트뱅크-라쿠텐 코치 연수를 거쳐 지난해 LG 불펜코치로 일했던 권 코치는 올 시즌 다시 두산의 투수코치로 돌아왔다.

“우리 젊은 투수들 잘 봐 두세요”라며 첫 마디를 건넨 권 코치. 그도 그럴 것이 두산의 젊은 투수들은 선발 및 중간계투진 빈 자리를 공략할 수 있는 기회가 온 만큼 다른 어느 해보다 치열하게 운동에 전념하고 있다. 서동환의 경우는 팀 내 최고의 페이스를 보여주며 5선발감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좌완 진야곱도 그동안 자신을 괴롭혔던 허리 통증에서 벗어나 비로소 제 볼 끝을 찾고 있는 중이다.
그와 함께 권 코치는 LG 재직 시절 상대팀 두산을 지켜보면서 느낀 것을 이야기했다. 지난해 두산은 주전 선수들의 줄부상 및 개인사 이탈과 김경문 전 감독의 중도 퇴임 등 여러 우여곡절을 겪으며 5위에 그쳤다.
“상대팀으로 보면서 느낀 결정적 요인은 중간계투진이 많이 무너진 것이다. 사실 3년 전만 해도 계투 KILL(고창성-임태훈-이재우-이용찬) 라인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강한 계투진을 자랑했는데 지금 그 중 남은 이가 누구인가. 고창성은 지난해 잔부상 등을 겪으면서 부진한 모습을 보여 올해 다시 끌어올려야 한고 임태훈과 이용찬은 선발 후보다. 이재우는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 후 페이스를 올리는 중이다. 정재훈도 지난해 부상을 겪었다”.
실제로 두산은 시즌 중후반기 좋은 구위를 지닌 노경은이 걷잡을 수 없는 연투에 허덕이다 팔꿈치 통증으로 시즌 아웃되는 등 계투진 운용에 있어 어려움을 겪은 팀이다. 노경은의 연투 또한 계투진이 이전에 비해 한없이 약해졌기 때문에 초래된 결과다. 오랫동안 숲 속에 있다 숲 밖에서 1년 간 큰 나무들이 꺾여 숲이 변하는 모습을 본 권 코치의 목격담이다.
“중간 계투진에서 핵심적인 부분을 차지하던 선수들이 점점 사라지면서 두산이 고전했다. 지난해 잔부상은 물론 투구폼에도 변화를 주면서 고전했던 고창성의 경기력 회복. 그리고 김강률, 진야곱 등 젊은 투수들이 얼마만큼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는지 여부가 계투진의 두께 복원을 결정할 것으로 생각한다”.
권 코치가 계투진 위력 복원을 위해 꼽은 요소에는 ‘만약’이라는 접두어가 붙어있다. 투수진에서 젊은 층에 속하는 계투 요원들이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꿀 수 있을 지 여부가 두산의 2012시즌을 결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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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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