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스틸러스의 황진성(28)이 구단 공식홈페이지(www.steelers.co.kr)을 통해 제주도 전지 훈련 분위기를 전달했다.
현재 포항 선수단과 함께 제주도 서귀포에서 전지 훈련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황진성은 일기 형식으로 팬들에게 전지 훈련의 일상과 선수단 분위기를 직접 전달했다.
구단 공식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황진성은 새로운 외국인 선수 이아니스 지쿠(28)와 조란 렌둘리치(27)를 소개해 관심을 끌었다. 황진성은 "그라운드 밖에서 지쿠는 궁금증이 무척 많은 선수다. 쉴 틈도 없이 질문을 던진다. 반면 그라운드에서는 조용히 자신의 플레이에만 집중하는 스타일이다. 조란의 경우 그라운드 밖에서는 조용한 성격이지만 경기 중에는 '뒤에', '간다', '옆에' 등의 한국어까지 써가며 말을 많이 하는 편이다"고 소개했다.

또한 "2월 18일 태국 촌부리 FC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경기가 며칠 남지 않았다. 날씨는 춥겠지만 포항을 사랑하는 팬 여러분들이 스틸야드를 찾아와 주셔서 응원해 주시기를 바란다"며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지난 1월 13일부터 1월 22일까지 인도네시아에서 1차 전지 훈련을 치른 포항은 1월 25일부터 2월 11일까지 제주도 서귀포에서 2차 전지 훈련을 통해 2012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또한 포항은 오는 2월 18일 오후 3시 30분 포항 스틸야드에서 태국 촌부리 FC와 AFC 플레이오프 홈 경기를 통해 2012 시즌 첫 공식 경기를 치른다.
다음은 전문.
안녕하세요. 포항 스틸러스 황진성입니다. 현재 저희 선수단은 전지 훈련지 제주도 서귀포에서 2012 시즌을 열심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제가 팬 여러분들께 포항스틸러스 선수단의 전지 훈련 모습을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전지 훈련지 제주도 서귀포는 익숙한 곳입니다. 작년에도 황선홍 감독님이 부임하신 후 첫 전지 훈련을 이곳에서 치렀습니다. 익숙한 이곳에서 저희는 단조롭고, 타이트한 일상을 보내고 있습니다. 잠깐 전지 훈련 하루 일과를 소개해 볼까요? 보통 오전 8시 아침 식사에 앞서 간단하게 5분 ~ 10분정도 호텔 주변을 산책하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이틀에 한번씩 오전, 오후로 연습 경기를 치르고, 경기를 치른 다음날은 회복 훈련을 합니다. '아침 식사 - 잠시 휴식 - 훈련 - 샤워 - 점심 - 잠시 휴식 - 훈련 - 샤워 - 저녁 식사'의 매일 같은 스케쥴이 반복되는 셈입니다. 저녁 식사 이후에는 보통 방에서 휴식을 취하지만, 훈련 도중에 통증이나 근육에 이상이 생길 경우에는 치료실에서 의무 트레이너에게 치료를 받습니다. 저녁 시간이면 치료실은 많은 선수들이 함께 모여서 TV를 보거나 간식을 나눠먹는 장소가 되기도 한답니다. 대부분의 선수들은 밤 10시 이후에 각자의 방에서 잠을 청합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보통 바르셀로나 혹은 레알 마드리드 등의 풀타임 경기 영상을 반복해서 시청하며 공부(?)를 하다가 잠을 청하는 편입니다.
오늘 저녁에는 외국인 선수들과 산책겸 가까운 마트에 들렀습니다. 데릭 (아사모아)은 이미 한국 생활이 익숙해서 자신에게 필요한 간단한 한국말은 익숙하게 구사하는 편입니다. 새로운 신입 용병 조란과 지쿠에 비하면 '고참'인 셈인데요. 조란과 지쿠는 아직 한국 생활의 모든 것이 신기한 모양입니다. 특히, 지쿠는 말이 무척 많습니다. 항상 많은 것들을 물어봅니다. 제가 우리 팀 통역인 (나)영준이 형만큼 영어를 잘했으면 귀가 무척 따가웠을 것 같아요.^^; 조란은 조용한 성격이죠. 재미있는 점은 막상 운동장에서 경기 중에는 두 선수의 성격이 정반대로 변한다는 사실입니다. 지쿠는 조용히 자신의 플레이에 집중하고, 심판에게 어필을 거의 하지 않는 스타일입니다. 반대로 조란은 수비수라는 포지션 특성, (김)광석이 형과 호흡을 맞추는 과정이라 운동장에서 엄청 말이 많습니다. 어디에서 배웠는지 "뒤에", "간다", "옆에" 등의 단어를 남발하고, 국내 선수들도 짬만 나면 시합 중에도 "조란"을 외치며 적극적으로 호흡을 맞추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사람들과의 조우는 여러 해 동안 반복되었지만 아직도 설레임이 있습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새로운 얼굴이 팀에 합류했고, 전지 훈련을 통해 새로운 선수들과 부쩍 친해졌습니다. 전지 훈련은 아무래도 동료 선수들과 함께 있는 시간이 많아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입니다. 처음으로 팀에 합류하는 선수들에 대해서는 각자의 플레이스타일, 성격, 생활 습성 등도 파악하며 호흡을 맞춰나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새로운 선수들은 빠른 속도로 팀에 녹아드는 모습입니다. 이번 전지 훈련에는 재활을 하며 복귀를 준비 중인 (고)무열이와, (이)광훈이, 그리고 U-20 대표팀에 소집된 (문)창진이를 빼고 총 33명의 선수들이 참가하고 있습니다. (* 창진이는 우리가 지내는 서귀포 칼 호텔 바로 옆에 있는 펜션에서 지내 저녁마다 호텔로 놀러 오기도 한답니다.) 팀 복귀를 위해서 열심히 재활을 하고 있는 (고)무열, (이)광훈이를 비롯해 모든 선수들이 2012년에는 팬 여러분께 더욱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서 이곳 제주도에서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내일은 연습 경기가 있습니다. 대학 팀들과의 경기지만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무엇보다 부상을 당하지 않으려면 집중을 해야합니다. 인도네시아 전지 훈련에 이어서 바로 제주도로 넘어와서 가족들의 얼굴이 눈앞에 아른거리지만 올 시즌을 준비하는 시간인 만큼 땀의 열매를 생각하며 축구화 끈을 다시 한번 바짝 동여맵니다. 지난해 마지막 아쉬움을 거울삼아 올해는 기필코 아시아 무대와 K리그 정상의 자리에 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매일 다짐합니다.
2월 18일. 태국 촌부리 FC와의 AFC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경기가 몇일 남지 않았습니다. 포항스틸러스를 사랑하는 팬 여러분들, 날씨는 춥겠지만 스틸야드 많이 찾아오셔서 응원해 주시기 바랍니다!
1월 30일 저녁 서귀포에서 황진성
sports_narcotic@osen.co.kr
포항 스틸러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