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유망주' 최지만, “컨택 능력-긍정적 성격이 장점”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2.02.02 08: 38

“일단 허리 부위 완치와 재발 방지가 중요합니다. 그리고 나서 보완점을 속히 메워야지요”.
가파른 성장세를 타다가 부상으로 인해 한 시즌을 접고 아직 재활 중인 포수 유망주. 타지에서 도전하는 선수인 만큼 소년은 3년의 세월 동안 어느새 강한 청년으로 자라났다. 시애틀 매리너스 산하 하이 싱글 A팀인 하이 데저트 매버릭스에 소속된 한국인 포수 최지만(21)은 더 도약하기 위해 잠시 움츠리고 있다.
인천 동산고 3학년 시절이던 2009년 시애틀과 계약을 맺고 태평양을 건넌 최지만은 2010년 빠른 성장세를 보여주며 1년 사이 루키리그에서 하이 싱글 레벨까지 순조롭게 승격했다. 2010년 최지만의 50경기 성적은 3할6푼 2홈런 30타점 10도루다.

그러나 시즌 막판 당한 허리 부상은 빠르게 성장하던 최지만의 발목을 잡았다. 결국 최지만은 지난해 1년을 그대로 부상 치료로 보냈고 이제 재활 마무리 단계에 있다. 1일(한국시간) 시애틀의 스프링캠프지인 애리조나 피오리아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만난 최지만은 어려운 와중에서도 긍정적인 모습으로 웃음을 보였다.
“좋은 경험을 하고 있어요. 타지에서 영어도 배우고 새로운 문화도 체험하면서요”. 2000년 시애틀에 입단한 뒤 2006시즌 도중 클리블랜드로 트레이드되어 이제는 코리안리거 타자 중 최고 선수로 자리잡은 추신수(30)와도 비교되는 최지만이다. 부상으로 인해 결장 기간이 꽤 컸음에도 2010년 애리조나 리그 MVP, 포스트시즌 올스타로 성장하며 두각을 나타냈던 최지만인 만큼 시애틀 구단에서 그에게 쏟는 기대는 굉장히 크다.
“타자로서 추신수 선배의 시애틀 마이너리그 시절과 비교되고 있습니다. 당시 추신수 선배보다 좋은 점도 있고 더 배워야 할 점도 있다고요. 장점이요? 그저 그 당시 추신수 선배보다 타격 밸런스가 좋다는 점 정도에요. 추신수 선배께서는 아마추어 시절 투수로 뛰다가 여기와서 본격적으로 타자 전향 했잖아요”.
입단 3년차를 맞는 만큼 안면을 익힌 동료도 있으나 워낙 선수들의 이동이 잦은 미국 야구 시장이다. 그 와중에서 마침 두산 베어스가 시애틀 스프링캠프지로 전지훈련을 오며 인사를 하고 의사소통을 할 사람들이 많아진 것은 다행스러운 점이다.
“처음에는 좀 어색했어요. 제가 고등학교를 갓 졸업하고 미국으로 건너갔기 때문에 면식이 없는 분이 많았거든요. 동기생인 정대현이나 인천 지역 예선에서 맞붙었던 이현호 정도가 면식이 있었거든요”. 때마침 캐치볼을 마치고 들어오던 이재우가 최지만을 반갑게 불렀고 최지만은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
“사실 지난해 아파서 계속 결장했을 때 부모님께도 말씀을 못 드렸어요. 재활 때문에 귀국하지 못할 때 쯤 ‘아파서 못 들어갈 것 같아요’라고 말씀드렸거든요”. 부모님의 이야기가 나오자 최지만은 잠시 울컥했는지 상기된 표정을 보여주기도 했다.
최지만이 시애틀과 계약을 맺은 것은 프로야구 1차 지명권이 폐지된 원년인 2009년이다. 연고 구단이 지역 내 야구단에 지원을 하던 것과 달리 1차 지명권이 사라지고 전체 드래프트화되면서 메이저리그의 문을 두드리는 유망주도 많아졌다. 특히 최지만의 경우 당시 동산고의 전력이 인천 내에서 상대적으로 약해 전국대회에 자주 모습을 비추지 못했다. 최지만이 태평양을 건넌 것은 단순히 꿈을 이루기 위한 것만이 아니라 프로 무대에서 제 기량을 펼치고 싶어서였다.
“국내에 남아 프로 지명을 받았더라면. 약간의 미련은 있어요. 그렇지만 1차 지명이 없어지고 전국대회에서도 제 모습을 자주 보여드리지 못해서 프로 구단에서 관심을 갖고 있는 줄 몰랐거든요. 시애틀과 계약 사실이 발표된 후에야 몇몇 구단에서 연락이 왔더라고요. 크게 아쉬운 점은 없습니다”.
“일단 부상 부위를 완치하고 몸을 제대로 만들어 놓는 것이 우선이다. 합류 후에는 부상 없이 끝까지 팀에 공헌하고 싶다”라고 밝힌 최지만. 함께 이야기하던 도중 선수의 기를 꺾고 싶지 않아 스스로 꼽는 장점에 대해 물어보았다. 쑥스러운 기색을 보이면서도 답하는 최지만의 표정은 어느새 다시 밝아졌다.
“컨택 능력을 나름 팀 내에서 인정받았습니다. 그리고 긍정적인 성격도 높게 평가해주시더라고요. 다른 미국 출신이나 중남미 선수들과 달리 많이 웃고 위축되지 않는 모습을 보였거든요. 지난해에는 경기에 못 나갔지만 요즘은 다시 자주 웃으려고 노력하고 동료들도 요즘 ‘내게도 긍정의 힘을 달라’라고 부탁들을 합니다”.(웃음)
세계에서 가장 큰 야구 무대를 밟기 위해 눈물 젖은 빵을 씹는 선수들은 굉장히 많다. 그만큼 최지만의 현재 위치는 망망대해를 항해하다 잠시 암초를 만나 근처 무인도에 잠시 정박한 배 한 척과도 같다. 자신의 시선이 향해있는 커다란 대륙을 밟기 위해 최지만은 힘들어도 웃음을 잃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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