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요건으로 본 2012년 LG 냉정한 전력은?
OSEN 박선양 기자
발행 2012.02.02 08: 37

과연 LG의 4강 진출은 가능할까.
1990년대 중반 LG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이광환 감독은 우승의 5대 요건으로 15승 투수, 든든한 포수, 확실한 4번타자, 똘똘한 톱타자, 철벽 마무리를 꼽았다. 2012년 하위권으로 전망되던는 LG에게 다섯 가지 조건을 투영하면 어떨까. 냉정하게 볼 때 하위권을 면할 수 없는 2012년 LG의 전력이다.
▲ 15승 선발투수

LG는 확실한 1~3선발이 있다. '외국인 원투펀치' 벤자민 주키치(10승)와 레다메스 리즈(11승)에 토종 박현준(13승)이 지난해 34승을 합작했다. LG가 가장 경쟁력을 갖고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상대를 확실하게 압도할 만한 초강력 에이스가 없다. 주키치는 5회를 못 채우고 조기 강판된 게 9경기로 리그 3번째로 많을 정도로 기복 있는 편이고, 리즈는 꾸준했지만 볼 스피드만큼 상대를 윽박지르지 못했다. 박현준도 전반기-후반기 차이가 있었다.
▲ 든든한 포수
한국시리즈 우승 2회를 이끈 포수 김동수가 떠난 2000년부터 LG 안방은 조인성의 차지였다. 11년간 LG 안방을 지킨 조인성이 지난 겨울 SK로 떠났다. 졸지에 주전 포수를 잃은 LG의 안방은 기존의 심광호-김태군-유강남에 이적생 나성용과 신인 조윤준이 5대1로 경쟁하는 모양새. 주전 포수 경험이 있는 포수가 없다. 처음부터 만들어진 포수는 없다. 하지만 LG는 당장 성적을 올려야 하는 팀이다. 실험만 하다 끝낼 수 없는 게 문제다.
▲ 똘똘한 1번타자
지난해 LG가 흔들리기 시작한 시점이 바로 1번타자 이대형의 부상 이후였다. 막상 그가 없으니 팀의 기동력이 눈에 띄게 떨어졌다. 지난해 이대형은 주전으로 자리를 잡은 후 가장 좋지 못한 타율 2할4푼9리에 출루율은 3할1푼에 그쳤다. 도루도 34개에 성공률이 66.7%. 2007~2010년 연평균 61.5개에 성공률 76.9%보다 크게 떨어진 수치. 이대형이 공격의 선봉장으로 돌파구를 뚫지 않으면 LG의 공격도 막힌다. 그가 나가서 막 휘저어줘야 한다.
▲ 확실한 4번타자
지난해 LG에서 4번타자로 가장 많이 나온 타자는 박용택이었다. 4번타자로 나와 타율 3할2푼 12홈런 54타점을 올렸다. 다만 부상 등을 이유로 4번으로 나온 게 360타석밖에 되지 않는 게 문제였다. 지난해 4번타자로 최고 활약을 한 최형우(삼성)의 타석은 571타석이었다. LG는 꾸준하게 4번 타석을 지키며 상대를 압박할수 있는 4번타자가 필요하다. '적토마' 이병규가 대안이 될지도 모른다. 1999년 30홈런을 친 그는 LG의 마지막 30홈런 타자로 남아있다. 무려 13년 전의 일이다.
▲ 철벽 마무리
LG의 오래된 고민이다. 1997년 37세이브를 올린 이상훈 이후 최다 세이브 투수가 나오지 않고 있다. 2001년 신윤호가 14구원승 포함 32세이브포인트로 구원왕에 오르고, 2007년 우규민이 30세이브를 올린 게 전부. 이후 일본인 투수 오카모토 신야도 영입하고, 트레이드로 데려온 송신영도 있었지만 오래가지 않았다. 올해도 아직 LG의 마무리는 정해지지 않았다. 뒷문이 약하면 팀은 이기고 있어도 쫓기게 된다. 인내의 싸움이라는 야구에서 쫓김은 가장 큰 적이다. 확실하게 믿을 수 있는 마무리투수를 만들거나 키워내야 한다.
▲ 오히려 부담이 없다
예년에 비해 객관적인 전력이 많이 약화된 건 틀림없는 사실. 하지만 예년과 가장 달라진 건 '그 멤버라면 이 정도 성적은 올려야 한다'는 부담이 줄었다는 것이다. 지난 몇 년간 LG는 끊임없는 외부영입으로 호화 멤버를 구축했다. 그러나 포지션 중복으로 기대 만큼 효과를 누리지 못했다. 올해 LG는 기름기를 쫙 빼고 리빌딩을 향한 첫 걸음을 시작했다. 신임 김기태 감독은 보상선수 지명 때 행동으로 리빌딩 의지를 보였다.
야구든 인생이든 부담 없이 마음을 비울 때 더 잘 되는 법. 김기태 감독은 "모든 선수들에게 공정하게 기회를 줄 것이다. 누구 한두명을 위한 특혜를 줘서는 팀이 돌아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예년과는 뭔가 다른 부분이다.
waw@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