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팀 사령탑과의 비교에 구애받거나 조급해하지 않겠다. 감독의 조급증은 결국 선수들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초보 감독-서울팀과의 비교, 현역 시절 얻은 ‘선동렬 킬러’라는 수식어. 팬들 사이에서 비교될 부분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김진욱 두산 베어스 감독은 그에 구애받지 않고 2012시즌 모든 팀을 이기는 데 주력할 것임을 천명했다.
김진욱 감독은 1일(한국시간) 전지훈련지인 미국 애리조나 피오리아 스포츠 콤플렉스서 투-야수진의 훈련을 아울러 지켜보고 분석을 통해 짚어야 할 점을 직접 나서서 토의했다. “훈련 3주차인 만큼 선수들이 훈련에 지루해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현재 가장 큰 과제다”라며 김진욱 감독은 일정화된 훈련 방식에서 탈피하고 싶은 마음을 비췄다.

사실 감독 지휘봉을 잡기 전 젊은 야구팬들에게 크게 어필하는 이미지가 아니었던 김진욱 감독은 여러모로 이슈 거리가 될 요소를 갖추고 있다. 잠실구장을 함께 홈으로 사용하는 LG 김기태 감독과 ‘초보 감독-서울 라이벌’이라는 공통분모를 지니고 있다.
SK 이만수 감독 또한 감독대행 꼬리표를 떼고 올 시즌 본격적으로 정식 감독 첫 시즌을 맞는다. 공교롭게도 SK는 김성근 감독 재직 시절 김경문 현 NC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두산을 포스트시즌에서 번번이 떨어뜨리며 악몽을 가져다줬다. 또한 김진욱 감독의 현역 시절 맞대결을 통해 두 번의 1-0 완봉승 투수전을 펼친 ‘무등산 폭격기’ 선동렬 KIA 감독과의 사령탑 맞대결도 기대를 모으기 충분하다. 2013시즌에는 두산 지휘봉을 잡았던 김경문 감독의 NC가 1군으로 진입하는 만큼 ‘신구 두산 감독 매치’도 벌어질 예정이다.
그러나 김진욱 감독은 감독들과의 비교에 대해 너무 집착하거나 염두에 두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감독 간의 비교에 대해 매달리게 될 경우 팀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감독으로서 어느 특정 팀과 특정 감독이 아닌 누구에게나 다 최대한 많이 이기고 싶다. 굳이 감독과 감독을 비교하는 데 너무 얽매이지 않으려 한다. 그 비교 결과에 매달리는 순간 팀이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단기전이라면 몰라도 전체적인 그림을 그려 운용해야 하는 페넌트레이스에서 특정팀과의 경기에만 전력을 다하는 무리수를 두고 싶지 않다는 이야기다.
“사령탑의 조급증을 가장 먼저 알게되는 이들은 바로 선수들이다. 선수들도 선수 생명을 걱정하고 연봉을 받는 입장에서 감독이 선수 생명 단축 위험이 있는 무리수를 두는 일은 하지 않고자 한다. 그렇게 되면 팀은 저절로 무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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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오리아(애리조나)=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