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9인의 예비군', 반란 일으킬 주인공은?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2.02.02 08: 33

올 시즌을 앞두고 롯데는 대규모의 '전역 부대'를 맞이하게 됐다. 무려 9명의 선수가 무더기로 롯데에 복귀했는데 투수만 6명(최대성, 이상화, 최혁권, 김유신, 이웅한, 강승현)이고 포수 이동훈, 내야수 황진수 권영준 등이 그 주인공이다.
이 가운데 사이판 1차 전지훈련 캠프에 합류한 선수는 총 6명. 투수 가운데는 광속구로 올 시즌 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는 최대성과 올 시즌 5선발 후보군으로 꼽히는 이상화, 좌완 김유신과 이웅한이 이름을 올렸다. 또한 이동준은 경찰청에 입대한 백업포수 장성우를 대체할 후보 가운데 한 명이고 내야수 권영준은 부쩍 강화된 롯데의 수비훈련 속에 적응을 위해 구슬땀을 쏟고 있다.
올 시즌 롯데가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서는 이들 복귀전력의 활약이 필수다. 롯데 양승호 감독은 "전력에 복귀하는 투수들 가운데 2010년 이재곤처럼 선발진에 자리를 잡는 투수가 나와야 최소한 우승을 노려볼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최대성과 이상화 모두 "목표는 선발 진입"이라고 당차게 밝혀 예비군의 힘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롯데는 2년에 한 번씩 군 제대 선수가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이며 전력에 큰 힘을 보탰다. 가장 대표적인 케이스가 2008년 조성환이다. 공익근무요원으로 군복무를 마치고 복귀했던 조성환은 123경기에 출전, 타율 3할2푼7리 10홈런 81타점 79득점 31도루라는 놀라운 성적으로 복귀 첫 해에 2루수부문 골든글러브를 거머쥐었다.
2008년 시즌 초 부진을 겪던 박현승을 밀어내고 3번 자리를 꿰찬 조성환은 그 해 여름 정수근이 불미스러운 일로 전력에서 이탈하자 주장 자리까지 맡았다. 군기반장을 자처하며 선수단을 한데 묶은 조성환의 활약 속에 롯데는 숙원이었던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말 그대로 조성환은 롯데에 있어서 '하늘에서 떨어진 주장 겸 3번 타자'였다.
2009년 전역 선수였던 투수 이정민, 이정동, 내야수 박정준이 두각을 드러내지 못한 가운데 2010년 롯데는 7명의 예비군을 단체로 맞이했다. 이 가운데 이재곤은 흔들리던 롯데 선발진에 '메시아'와도 같았다. 124이닝 8승 3패 평균자책점 4.14를 기록했던 이재곤은 또 한명의 깜짝 선발 김수완(63⅔이닝 5승 2패 평균자책점 3.96)과 함께 롯데의 3년 연속 가을잔치 공신으로 꼽혔다.
 
작년 전역 선수에 큰 재미를 보지 못했던 롯데는 올해 풍부한 복귀전력에 기대를 걸고 있다. 가장 큰 기대를 모으는 건 최대성과 이상화다. 2007년 구속 158km를 기록하기도 했던 최대성은 구속 대신 제구력을 보완해 선발진에 도전한다. 트레이드 마크와 같았던 불같은 강속구는 여전하다는 후문이다. 사이판 현지에서 최대성의 투구를 지켜본 소노카와 가즈미 롯데 투수 인스트럭터는 "투수의 최대 장점인 빠른 공을 지녔다"고 호평한 바 있다.
이상화는 최고구속이 140km에 머물렀지만 좋은 볼끝과 두툼한 배짱으로 2009년 5선발로 마운드에 오르기도 했던 기대주다. 부상으로 마운드를 떠난 이후 군복무까지 마쳤다. 지난 겨울 빨리 컨디션을 끌어 올리려다 왼쪽 햄스트링 부상을 입었지만 몸 상태를 끌어올려 스프링캠프에 합류했다. 대담한 정신력과 타자와의 정면승부를 두려워하지 않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사이판 현지에서 롯데 선수단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는 부산MBC 최효석 해설위원은 제대 전력에 대해 "올해는 기대 해볼만한 예비역이 보인다. 특히 투수진 예비역 세 명(최대성, 이상화, 이웅한) 모두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상화는 근육통으로 아직 투구를 하고 있진 않지만 최대성은 페이스가 올라와 빠른 공을 던지고 있다. 여기에 이웅한은 무리없이 쉽게 던지는 투구폼이 인상적"이라고 복귀 전력에 대한 장밋빛 전망을 내놓았다.
선수에게 군 복무는 위기이자 기회다. 롯데는 투타에 전력 공백이 생겼기에 깜짝 활약을 보여줄 선수를 기다리고 있다. '약속의 땅' 사이판과 '재기의 터' 상동구장에서 이들 군 제대 선수들은 2012년 주인공을 꿈꾸며 지금도 구슬땀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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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 제공, 최대성-이웅한-권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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