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필, "박종훈, 피칭 전날 미리 구상하라" 조언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2.02.02 06: 47

"몇개를 던지든 구상을 하고 던져라."
우여곡절 끝에 SK 유니폼을 입은 베테랑 투수 최영필(38)이 한 방을 쓰고 있는 유망주 투수 박종훈(21)에게 따뜻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미국 플로리다 베로비치 SK 스프링캠프에서 훈련에 열중하고 있는 최영필은 OSEN과의 전화통화에서 룸메이트 박종훈에 대해 "여기 와서 처음 던지는 것을 봤다. 몰랐는데 완전 언더핸드 투수더라"면서 "(마른) 몸은 좀더 만들어야 하겠지만 그래도 가지고 있는 것이 워낙 좋다. 특히 볼 자체가 워낙 좋아 개인적으로 기대가 크다"고 뜨거운 관심과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박종훈은 작년 1군 무대에 7경기에 나와 6⅔이닝(평균자책점 2.70)을 소화하는데 그쳤다. 하지만 '극단적인 잠수함' 투수인 만큼 국내 언더핸드 투수 중 가장 타점이 낮다고 알려져 있다. 일본 지바 롯데의 와타나베 슌스케를 연상할 정도다. 가끔 피칭 도중 마운드 흙을 긁을 때도 있다. 타자 입장에서는 섣불리 공략하기 힘들다.
그런 만큼 2010년 군산상고 졸업 후 입단한 박종훈은 항상 "컨트롤만 안정되면 언히터블"이라는 평가를 들었왔던 유망주였다. 실제로 많은 향상이 있었다. 하지만 좀처럼 믿음을 주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었다. 잘던지다가도 갑작스럽게 무너지는 경향을 뚜렷하게 보였다. 특히 주위 환경에 평정심을 잃어 롤러코스트 피칭으로 변하는 경우가 많았다.
최영필은 지난 1월초 한화의 FA 보유권 포기로 자유의 몸이 됐다. 2010시즌을 마치고 FA(프리에이전트)를 선언했지만 원하는 팀이 없어 은퇴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1년 동안 일본, 미국 등 여러 독립리그에서 활약하며 선수생활의 끈을 놓지 않았다. 결국 SK와 7000만원에 계약, 다시 마운드에 오를 수 있게 됐다.
지난 1997년 경희대 졸업 후 1차지명으로 현대에 입단, 한화를 거치며 통산 326경기를 소화한 경험을 후배들에게 들려줄 기회를 갖게 됐다. 최영필은 14시즌 동안 35승 55패 13세이브 16홀드 평균자책점 5.02을 기록했다. 뛰는 것이 절실했지만 그 만큼 후배들에게 많은 것을 이야기해주고 싶었다.
"그동안 혼자 훈련하다가 스케줄에 따라 할 수 있어 좋다"고 웃은 최영필은 박종훈에게 조언을 해달라는 요청에 "이 시기는 기본적으로 자기와의 싸움이다. 힘들어도 버텨야 하고 스스로도 열심히 해야 한다"면서 "기술보다는 경기에 임하기 전 어떻게 준비하고 연습해야 하는지, 마음가짐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말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최영필은 "많은 피칭을 하지 않기 때문에 공 1개를 던져도 집중해서 올인을 해야 한다"면서 "30개가 됐든 40개가 됐든 피칭하기 전날 마운드에 올라가서 어떻게 던질지 미리 계획을 세우고 구상해보는 것이 버릇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마인드 컨트롤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었다. 이어 "투수는 심리적인 부분이 크다. 종훈이가 앞으로 그런 습관을 갖출 수 있다면 좀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letmeout@osen.co.kr
SK 와이번스 제공.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