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룸메이트' 손승락-강정호, 포지션 넘어선 우정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2.02.02 09: 48

넥센 히어로즈의 마무리 손승락(30)과 거포 유격수 강정호(25)는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같은 방을 쓰고 있다.
손승락은 8년차 투수, 강정호는 7년차 야수. 두 선수는 포지션도 다르거니와 각자 후배를 데리고 편하게 지낼 법한 연차지만 워낙 친분이 두터운 탓에 누구의 뜻이라고 할 것도 없이 룸메이트가 됐다.
손승락은 "물론 어린 후배 한 명과 방을 쓸 수도 있지만 그 후배도 힘들고 나도 불편하다. 마침 (강)정호가 방을 같이 쓰자기에 흔쾌히 알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손승락은 "정호가 해준 것은 컵라면 한 번 끓여준 일뿐"이라고 푸념하기도 했다.

손승락은 이어 "정호는 잘나가면서도 항상 선배들에게 깍듯하게 하고 모나지 않은 후배다. 그래서 내가 방을 같이 쓰는 것"이라고 강정호를 칭찬했다. 거기에 강정호는 "내가 워낙 형들한테 잘 한다"는 자화자찬을 얹어 무뚝뚝한 손승락을 웃게 만들었다.
이처럼 넉살좋은 후배 강정호를 보며 손승락은 "정호가 2009년에 골든글러브를 아깝게 놓치고 많이 아쉬워했다. 그리고 2010년 탔을 때 정말 좋아했는데 지난해 또 잘 안됐다. 올해 다시 빼앗아 오겠다며 정호가 독기를 품고 있다. 많이들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며 룸메이트에게 애정어린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지난해 팀에서 투타 최고의 활약을 펼쳤던 두 선수의 포지션, 나이를 넘어선 우정은 밝은 팀 분위기의 원천을 알 수 있게 했다. 두 선수 모두 올해 더 좋은 모습으로 자기 부문의 타이틀을 탈환할 수 있을지 스프링캠프 룸메이트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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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프라이즈(애리조나)=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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