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경력에 대한 부담은 없다. 야구는 야구일 뿐이니까. 그저 팀이 원하는 순간 바로 출격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뿐이다”.
한 때 ‘조 토레의 남자’로 불렸을 정도의 수준급 네임밸류. 그리고 연투 혹사에 의한 두 번의 팔꿈치 수술. 그리고 이제는 한국에서 마무리로 새롭게 도전한다. 두산 베어스의 새 외국인 투수 스콧 프록터(35)가 2012시즌을 맞는 각오와 자신의 야구관을 밝혔다.
지난 1월 11일 두산의 새 외국인 마무리로 낙점된 프록터는 2006년 뉴욕 양키스 소속으로 83경기 102⅓이닝 6승 4패 1세이브 26홀드(아메리칸리그 3위) 평균자책점 3.52를 기록하는 등 양키스 불펜의 핵심 멤버로 활약했던 바 있다. 그러나 연투 후유증으로 인해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는 등 최근 몇 년 간은 아쉬웠던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해 애틀랜타-양키스에서 39경기 2승 6패 평균자책점 7.14로 아쉬움을 비췄던 프록터는 이제 생애 처음 동양야구를 접한다. 그러나 현재 그의 팀 적응은 굉장히 순조롭다. 동료들과도 웃으며 대화하고 앞장서서 웨이트 트레이닝에 전념하는 그의 모습은 함께 외국인 선수 구도를 이루는 더스틴 니퍼트(31) 뿐만 아니라 다른 동료들에게도 귀감이 되고 있다.
다음은 프록터와의 일문일답.
-한국 무대에서 뛰게 된 것을 환영한다. 혹시 이전에 한국 야구를 접하거나 두산 구단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었는가.
▲ 사실 한국 야구에 대해 자주 접하지 못했다. 두산 구단 또한 오퍼를 받으면서 처음 이야기를 들었다. 한국에 오기로 마음을 정했을 때 인터넷이나 동영상을 통해 한국 야구와 두산의 경기력을 본 것이 합류 전 한국야구 경험의 전부였다.
-앞으로의 훈련 계획을 묻고 싶다.
▲ 스트레칭이나 웨이트 트레이닝 등을 통해 몸을 만들고 러닝에도 열중할 예정이다. 투수에게 가장 중요한 부분이니까. 또한 경기 외적으로도 우리 팀의 분위기를 파악하고 동료들을 파악해야 한다. 해야할 일이 많다.(웃음)
-현재 몸 상태는.
▲ 훈련 합류 후 약간의 몸살 기운도 있었고 자선 행사를 다녀오면서 조금 지친 감이 없지 않다. 빠른 시일 내에 완벽한 몸 상태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낯선 한국 타자들을 상대하게 된다. 스스로 준비하는 것이 있는지.
▲ 투수코치나 동료들로부터 이야기를 듣고 상의하면서 타자들의 공략법을 찾을 계획이다. 조만간 하프피칭부터 불펜 피칭, 라이브 피칭에 돌입할 예정인데 그와 함게 이미지 트레이닝 등을 통해 한국 타자 상대 요령 등을 점차 쌓아나가겠다.
-자신의 주무기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 예전에는 슬라이더 구사력도 좋아 직구-슬라이더 패턴의 공격적인 투구를 했다. 그러나 수술 후에는 슬라이더의 움직임이 다소 기대에 못 미쳤다. 그래서 이제 슬라이더를 제대로 가다듬는 데 열중하겠다. 공격적인 투구 패턴이 내 주무기다.

-이전부터 알고 있던 한국 선수나 다른 외국인 선수가 있는지.
▲ 2008년 LA 다저스에서 함께 지냈던 박찬호(한화)와 이제는 동료가 된 김선우가 있다. 김선우의 경우는 메이저리그 시절 만나지 못했으나 그의 이름이나 존재는 알고 있었다. 글쎄, 다른 팀 외국인 선수들은 이름은 들어봤지만 그렇게 잘 아는 편은 아니고. 만나보면서 새로운 친구들을 사귈 수 있었으면 좋겠다.(웃음)
-자신의 장점들을 자평한다면.
▲ 직구 외에도 여러 가지 구종을 던질 수 있다. 대체로 공격적으로 직구를 던지는 편이지만 언제나 내 직구가 좋을 수는 없는 일이다. 그래서 매일 불펜에서 여러 가지 구종을 던지면서 생각하고 가장 좋은 구종들을 채택해 공격적으로 던진다. 항상 준비한다는 점이 내 장점이다. 앞으로도 더 발전하기 위해 코칭스태프와 동료들로부터 도움을 받을 준비가 되어있다. 나는 언제나 준비된 선수다.
-과거 메이저리그서 맹활약을 펼쳤던 경력들이 부담이 되지는 않는지.
▲ 전혀. 미국에서도 한국에서도 ‘야구는 야구다’. 앞으로 한국 야구에 대해 스스로 착실하게 준비한다면 부담 없이 팀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마무리 보직으로 구단에 언질을 받고 오게 되었다.
▲ 사실 보직에 대한 내 스스로의 호불호는 없다. 팀에서 내가 역할을 주는 대로 던질 뿐이다. 오히려 내게 ‘마무리를 맡아달라’라고 부탁이 왔을 때 영광이었다. 감독께서 지시하시는 대로 따를 뿐이다.
-올 시즌 목표가 있다면.
▲ 개인적인 목표는 비밀이다.(웃음) 팀이 원하는 순간 언제든지 출격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내 목표다. 나는 불펜 투수로 오랜 선수생활을 보낸 사람이다. 그만큼 욕심을 부리지 않고 동료들과 조화되어 팀을 위한 팀 플레이어가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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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