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폭동으로 되돌아본 ‘축구장 참사’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2.02.03 07: 25

[OSEN=김희선 인턴기자] 이집트 프로축구 역사상 최악의 경기장 폭동이 일어났다.
최소 74명의 사망자를 기록한 이번 폭동은 시간이 지날수록 사망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폭동은 2일(이하 한국시간) 포트사이드서 열린 이집트 프리미어리그 알 마스리와 알 아흘리전서 발생했다. 이집트 프로축구 최고의 라이벌로 손꼽히는 두 팀의 경기에서 홈팀 알 마스리가 3-1로 완승을 거두자 상대팀 서포터들의 조롱과 모욕이 쏟아졌다.

이에 격분한 알 마스리의 서포터들이 경기장에 난입했다. 폭도로 돌변한 관중들을 진압하기 위해 무장경찰이 개입했지만 역부족이었다. 폭동의 사상자만 해도 최소 150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집트 축구협회는 이번 폭동과 관련하여 이집트 프리미어리그 일정을 전면 중단하고 무기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이집트 경찰 역시 사건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제프 블래터 FIFA 회장 역시 AP 통신을 통해 이번 폭동에 대해 “충격적이고 슬프다. 이러한 일은 차마 상상할 수도 없고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축구장 재앙은 역사적으로 끊임없이 반복되어 왔다. 흔히 ‘아이브록스(Ibrox) 1차 참사’로 알려진 사고가 1902년 4월 5일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의 브리티쉬 홈 챔피언십 경기가 진행되던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의 아이브록스 경기장에서 일어났다.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 관중들이 몰려들면서 관중석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25명의 사망자와 517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이 경기에서 두 팀은 무승부를 기록했지만 공식 경기로 인정되지 못했다.
1946년 5월 9일에는 ‘번든파크 참사’가 일어났다. 33명이 사망하고 400여 명이 부상당한 이 참사는 볼튼 원더러스와 스토크 시티간의 FA컵 경기에서 벌어졌다. 장벽이 무너지면서 수많은 관중들이 피해를 입었다.
1971년 1월 2일 다시 한 번 글래스고에서 끔찍한 재앙이 발생했다. 셀틱 FC와 레인저스 FC의 올드펌 더비에서 '아이브록스 2차 참사'가 벌어진 것이다.
무려 66명의 사망자와 160여 명의 부상자를 기록한 이 사고는 셀틱에 뒤지고 있던 레인저스가 동점을 기록하자 흥분한 팬들이 경기장으로 다시 몰려들면서 발생했다. 힐스보로 참사가 발생하기 전까지는 축구 역사상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낳은 재난이었다.
1989년 4월 15일 노팅엄 포레스트와 FA컵 4강전을 치르던 리버풀은 셰필드의 힐스보로 스타디움에서 참사를 겪게 된다. 입장을 위해 수많은 팬들이 몰려들면서 임시로 개방한 문이 문제의 발단이었다.
관중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압사했고, ‘힐스보로 참사’는 96명의 사망자와 700여 명 이상의 부상자를 낳은 역사상 최악의 참사로 기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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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브록스 스타디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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