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난폭한 로맨스’가 좀처럼 기세를 펼치지 못하고 있다.
2일 시청률조사회사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일 방송된 ‘난폭한 로맨스’는 전국 기준 4.4%의 시청률을 보였다. 이는 지난 달 26일 방송된 8회 시청률 6.4%보다 2%포인트 뚝 떨어진 동시에 자체최저기록이다.
아무리 동시간대 방송되는 MBC TV ‘해를 품은달’이 4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보이고 있다고 해도 4%대의 시청률은 아쉬운 결과다.

‘난폭한 로맨스’는 ‘동갑내기 과외하기', ‘연애시대’ 등을 집필한 박영선 작가와 ‘소문난 칠공주’, ‘태양의 여자’를 연출한 배경수 PD가 만났다는 사실로 기대작으로 꼽혔다. 여기에 초반 성질 더러운 야구선수 박무열 역을 맡은 이동욱과 왈가닥 경호원 유은재 역의 이시영 코믹 연기가 호평을 받으며 ‘해를 품은 달’ 강세 속에서도 치고 올라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지나치면 못한 것과 같다고 했던가. 초반 남녀 주연배우의 익살스러운 표정과 망가지는 연기가 반응이 좋자, 흐름과 상관없이 계속 등장했고 감정 몰입을 방해했다. 이는 로맨틱코미디라는 장르에서 제작진이 쉽게 빠질 수 있는 실수다.
또한 초반 무열과 진동수(오만석 분)의 아내 오수영(황선희 분)이 불륜관계가 아니라는 사실이 너무 쉽게 공개돼 밋밋했다는 아쉬움도 있다. 이에 따라 동수가 오로지 무열이 사고 치면 해결하고 무열의 스토커를 쫓는 역할로만 국한돼 아쉬움을 남겼다. 물론 동수와 수영은 여전히 무열의 스토커로 의심받을 수 있는 여지가 있지만 그래도 두 사람 비중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오히려 엉뚱한 면모의 김동아(임주은 분)와 김태한(강동호 분)의 물과 기름 같은 조합이 신선하게 다가오면서 비중이 크게 늘어났다. 생활연기의 달인이라는 평을 듣고 있는 고재효 역의 이희준도 오만석보다 더욱 주목을 받고 있는 상황. 임주은, 강동호, 이희준 등 많이 알려지지 않은 배우들의 연기도 신선하지만 주연배우 오만석이라는 큰 힘을 잃은 것은 안타깝다.
무엇보다도 무열의 첫사랑 강종희 역의 제시카가 예상보다 일찍 구원투수로 나서서 키스신까지 보여줬지만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난폭한 로맨스’로서는 가장 뼈아픈 상황이다. 아이돌 제시카를 비롯해 발연기를 하는 배우들이 없다는 점이 그나마 다행이지만 ‘해를 품은 달’의 무서운 질주가 계속되는 한 4%보다 더 시청률이 떨어질 수도 있다는 점이 제작진으로서는 큰 고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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