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진 구성으로 보는 8개 구단 전력은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2.03 07: 24

야구는 투수 놀음이다. 무엇보다 경기를 만들어가는 선발진의 역할이 중요하다. 지난해 우승팀 삼성은 불펜의 '지키는 야구'도 강했지만, 선발진 평균자책점(3.88)·투구이닝(5.69) 모두 1위를 차지한 선발진의 힘이 우승의 원천이었다.
8개 구단들이 스프링캠프를 시작한지도 보름이 지났다. 각 팀들의 최대 과제는 역시 선발진 강화. 이 시기 선발 자원이 최대한 많으면 시즌때 발생할 변수에 언제든 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삼성(탈보트-차우찬-윤성환-장원삼-정인욱-배영수-고든)

삼성은 올해도 명실공히 최강 선발진을 구축했다. 기존의 차우찬-윤성환-장원삼-배영수에 스윙맨으로 활약한 정인욱과 외국인 투수 미치 탈보트와 브라이언 고든이 합류했다. 최대 7명. 지난해처럼 선발투수에게 책임감을 심어주고 불펜의 부담을 줄여주는 6인 선발 체제 유지가 가능하다. 특히 류중일 감독이 강조한 빠른 공을 앞세운 확실한 에이스 역할을 '메이저리그 시즌 10승 투수' 탈보트가 해낼 수 있을지 궁금한 대목이다. 지난해 탈보트의 메이저리그 평균 구속은 144.25km였다. 
  
▲ SK(로페즈-마리오-김광현-송은범-윤희상)
SK는 변수가 많다. 아퀼리노 로페즈는 지난해 후반기 평균자책점 7.27로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고, 마리오 산티아고는 일찌감치 몇몇 팀의 영입 리스트에 오르다 지워진 이름이었다. '에이스' 김광현은 지난해 어깨 부상 후유증을 극복하고 부활해야 한다. 복귀 시기와 부활 여부에는 아직은 물음표가 붙어있다. 여기에 '우완 에이스' 송은범도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로 5월 복귀를 목표로 한다. 제대 전력의 채병룡과 윤길현도 지난 2년간 실전 감각이 부족하다. 지난해 후반기 건진 우완 윤희상과 이영욱이 해줘야 할 부담이 커졌다.  
▲ 롯데(사도스키-유먼-송승준-고원준-이승호)
지난해 15승으로 에이스 노릇을 한 좌완 장원준이 빠졌다. 하지만 롯데는 두명의 좌완을 발빠르게 영입하며 장원준의 공백을 메우고자 한다. 외국인 투수 쉐인 유먼과 SK 이승호를 데려왔다. 유먼은 여러 팀에서 노린 외국인 투수이지만 검증을 거쳐야 하고, 이승호는 마지막 풀타임 선발 경험이 8년 전이다. 하지만 기존의 라이언 사도스키-송승준-고원준이 건재하다. 사도스키-송승준은 10승을 보장하는 투수들이고, 고원준은 매년 발전하는 중이다. 롯데는 선발 의존도 높은 팀이기 때문에 이들의 역할이 막중하다. 
▲ KIA(윤석민-서재응-양현종-앤서니-박경태)
선동렬 감독은 불펜 강화를 1차 목표로 삼고 있다. 그러나 올 시즌 KIA는 선발진도 안심할 수 없다. 확실한 카드는 MVP 에이스 윤석민과 다이어트에 성공하며 독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서재응 뿐이다. 지난해 밸런스 붕괴로 무너졌던 좌완 양현종은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 새 외국인 투수 앤서니 르루가 로페즈의 몫을 해줄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구위가 좋은 김진우-한기주-임준혁-한승혁에 외국인 투수 알렉스 그라만까지 불펜으로 집중 투입된다. 예년에 비해 선발진 자원 자체가 줄었다. 좌완 박경태와 재활 중인 이범석이 대안이 될 수 있을지는 봐야 한다. 
▲ 두산(니퍼트-김선우-이용찬-김승회-임태훈)
지난해 31승을 합작한 더스틴 니퍼트(15승)와 김선우(16승)는 이미 검증을 끝마친 최고의 원투펀치다. 그러나 나머지 3~5선발이 약하다. 지난해 선발 경험을 쌓은 이용찬이 니퍼트-김선우를 잘 뒷받침해야 한다. 그러나 여전히 4~5선발이 취약한 편이다. 김승회·임태훈·서동환 등이 대안으로 주목을받고 있는데 아직 약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지난 몇 년간 두산은 선발진의 붕괴로 어려움을 겪었다. 김진욱 감독의 '토종 선발 투수 육성'의 원년이 될 올해 어떤 방향을 제시할지가 궁금하다.
▲ LG(주키치-리즈-박현준-임찬규-김성현-김광삼)
1~3선발은 강하다. 벤자민 주키치(10승) 레다메스 리즈(11승) 박현준(13승) 지난해 모두 10승 투수들이었다. 그러나 마찬가지로 나머지 두 자리의 선발이 약했다. 지난해 불펜에서 활약한 임찬규가 선발로 전환해 새로운 가능성을 점검받고 있다. 여기에 넥센에서 트레이드로 데려온 김성현도 있다. 임찬규·김성현의 성장 여부가 LG 선발진의 힘을 좌우할 전망이다. 대안으로는 노련하고 공격적인 김광삼이 있다. LG가 다른 부분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쟁력 갖고 있는 포지션이 다름 아닌 선발투수진이다. 팔꿈치 수술 후 재활 중인 봉중근이 후반기 합류한다면 금상첨화다.
▲ 한화(류현진-배스-양훈-김혁민-안승민-박찬호)
지난해 한화가 얻은 최대 소득은 류현진 없이도 해볼 만하다는 자신감이었다. 양훈·김혁민·안승민은 올해도 박찬호의 가세 여부와 관계없이 선발 한 자리를 차지한다. 지난해 부상으로 '안식년'을 보낸 류현진의 역습도 기대된다. 변수는 새 외국인 투수 브라이언 배스와 박찬호. 배스가 류현진과 원투펀치가 되어줄 수 있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배스만 자리 잡는다면 한화의 전력은 크게 강화된다. 다만 박찬호는 보너스 성격이 강하다. 에이스 류현진이 5일 휴식 후 최고 컨디션을 보인다는 점에서 6선발 체제는 현실성이 떨어진다. 
 
▲ 넥센(나이트-밴헤켄-심수창-김성태-문성현)
지난해 넥센은 선발진 평균자책점(4.98)·투구이닝(4.84) 모두 7위였다. 그래서 외국인 타자를 포기하고 투수를 데려왔다. 기존의 브랜든 나이트에 앤디 밴 헤켄이 원투펀치를 이뤄줘야 한다. 지난해 LG에서 이적해 온 심수창이 얼마나 해주느냐에 따라 선발진의 힘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 김성태·문성현·김수경·강윤구가 뒷받침한다면 신구조화가 어우러진 선발진의 밑그림이 그려진다. 여기에 5월 이후 가세할 '김병현 카드'도 있다. 지난해보다 선발진 자원 자체는 풍족해졌다. 하지만 확실한 10승 투수가 안 보인다. 에이스가 나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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