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말씀이세요? 제가 인터뷰 해도 되나요".
프로구단에 입단한 것만으로도 영광이라는 신인. 그러나 감독은 빠른 발을 갖춘 우타 외야수라는 점에서 가능성을 믿고 전지훈련까지 참가시켰다. 올 시즌 두산 베어스에 8순위로 입단한 신인 외야수 신동규(23)는 굉장히 겸손했다.
탐라대를 졸업하고 두산에 8순위로 지명된 신동규는 지난해 춘계리그 도루상을 탄 '흙 속의 진주'다. 대학 시절 스위치히터였으나 보다 정확한 타격을 위해 원래 쓰는 오른손으로 고정시킨 신동규는 빠른 발과 정확한 송구 능력 면에서 좋은 점수를 받고 있다.

김진욱 감독 또한 마무리 훈련 후 "이규환과 신동규의 가능성을 보았다. 이 둘의 빠른 발을 특화시켜 2012시즌 1군에서도 활용이 가능한 선수로 만들어보고 싶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규환이 지난 1월 신인교육서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나며 신동규에 대한 감독의 은근한 기대감은 더욱 짙어졌다.
2일(한국 시간) 전지훈련지인 미국 애리조나 피오리아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만난 신동규. 인터뷰를 요청하자 그는 "네? 저 말씀이신가요"라며 도리어 반문했다. 익숙하지 않은 요청이었기 때문인지 잠시 움찔한 신동규는 시종일관 겸손한 태도로 '선배들의 모습을 보고 배우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라고 이야기했다.
"지명 받았을 때 말로 표현할 수 없이 기뻤어요. 사실 지명받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정말 TV에서나 보던 선배들과 함께 훈련한다는 자체가 굉장히 기쁘고 영광스럽습니다".
룸메이트인 최준석에 대해 "정말 잘해주셔서 항상 감사하다"라며 웃은 신동규. 그는 "아직도 기본기가 많이 부족해서 많이 배워야 한다"라며 거듭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이야기 도중 팀 선배이자 국가대표 테이블세터 요원인 이종욱(32)과 외모가 얼핏 비슷한 것 같다고 하자 신동규는 또 한 번 쑥스러워했다.
"그런 이야기 듣기는 했어요. 종욱 선배님이요? 제가 모자라는 부분에 대해서 가감 없이 지적해주시고 조언도 많이 해주세요. 이 부분에서 어떻게 움직여야 하고 어떻게 하면 좋은 지 가르쳐주십니다. 너무 감사해요".
말 한 마디마다 선배와 동료에 대한 감사가 있었고 제 실력에 대해서는 아직도 보완할 부분이 많다며 고개를 숙인 신동규. 그에게 스스로 생각하는 장점에 대해 물어보았다. 프로 선수는 장점을 살려 팬들에게 어필해야 한다.
"빠른 발과 송구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학 시절에는 거의 대부분 중견수로 출장했고요".
신동규의 목표 또한 1군 진입이다. 그러나 다른 상위 지명 신인들처럼 개막 엔트리 진입을 거론하지 않았다. 그저 선배들과 함께 1군 덕아웃에 앉아 경기를 지켜보고 때로는 출장 기회를 노리는 일. 신인지명서 스스로도 기대하지 않았던 기회를 잡은 신동규의 소박한 바람이다.
"빨리 1군으로 올라오면 좋겠지요. 2군에서 경험을 쌓고 최대한 그 기간을 줄여 형들과 같이 뛰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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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