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에이스와 4번타자가 뭉쳤다.
한화 '영혼의 콤비' 김태균(30)과 류현진(25)이 3년 만에 의기투입했다. 2009을 마 친뒤 김태균이 일본프로야구로 진출하며 2년간 떨어져있던 두 선수가 올해 다시 한화의 영광 재현을 위해 뭉친 것이다. 확실한 에이스와 4번타자 의기투합이 서로에게 미칠 시너지 효과도 클 것으로 기대된다.
김태균과 류현진은 처음 만날 때부터 마음이 통했다. 2006년 류현진이 한화에 입단한 직후 팀의 중심이던 김태균과 급속도로 절친해졌다. 포지션은 다르지만 몸과 마음이 잘맞았다. 류현진이 선발 등판하는 날 유독 김태균의 방망이가 불을 뿜었다. 환상의 궁합을 보이며 한화 승리의 보증수표가 됐다.

김태균의 한화 복귀에는 류현진도 한 몫 단단히 했다. 김태균이 국내 복귀를 선언했을 때부터 류현진은 "태균이형과 다시 한화에서 뛰고 싶다. 한화로 오라고 작업할 것"이라며 김태균의 마음을 흔들었다. 김태균도 "정든 한화에서 다시 하고 싶었다"며 처음부터 고향팀 한화 복귀로 못박고 국내 복귀를 준비했다.
류현진은 "(김)태균이형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형이다. 성격이 참 좋다"라고 말했다. 이에 김태균은 "(류)현진이는 내가 제일 싫어하는 동생"이라고 농을 던지면서도 "평소에 이상한 장난도 많이 치지만, 행동에 악이 전혀 없다. 천진난만하고 귀여워 좋아할 수밖에 동생이다"라면서 류현진에 대한 애정을 내비쳤다.
평소에도 두 선수는 함께 붙어다닌다. 서로 야구에 대한 이야기는 별로 하지 않는다. 쉬는 날에는 함께 밥먹으러 이곳저곳 찾는다. 류현진은 "많이 먹는 건 아니다. 생각보다 적게 먹는다"고 했다.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는 류현진이 독하게 다이어트 중이라 "훈련량이 많은 만큼 많이 먹어야 한다"는 김태균과 떨어져 있다.
류현진은 김태균이 빠진 지난 2년간 타선의 도움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 지난 2년간 퀄리티 스타트를 하고도 승리를 얻지 못한 경기가 9경기나 됐으며 오히려 패전을 떠안은 경기도 5차례나 된다. 멀리서나마 이를지켜본 김태균의 마음도 좋지 않았다. 뭔가 모를 미안함이 들었다. 이제는 이를 도와주고 보답할 때다.
류현진은 "아무래도 태균이형이 돌아왔기 때문에 타선의 지원도 좀 더 좋아지지 않을까"라며 김태균의 화끈한 방망이 지원에 기대를 걸고 있다. 류현진의 승수가 늘어날 수 있고, 김태균의 존재감도 빛날 수 있다. 프로스포츠에서는 팀이 승리해야만 기록으로든 존재감으로든 선수 가치가 더 빛나는 법. 그래서 서로가 중요하다.
류현진은 올 시즌을 마치면 해외 진출 자격을 얻는다. 어쩌면 올해가 형제 같은 두 선수가 한화에서 함께 뛰게 될 마지막 해가 될지도 모른다. 때문에 2012년 '영혼의 콤비' 김태균과 류현진의 의기투합은 더욱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두 선수가 치고 막으면 한화의 승리는 당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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