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세븐이 1년여만에 컴백, 음원차트 1위를 휩쓸고 있다.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의 최초 연습생으로 시작해 지난 10년간 인기를 누려온 그는 경쟁사 JYP엔터테인먼트의 박진영의 노래로 활동하는 '서프라이즈 컴백'을 기획,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는 중. 댄스가수인 그가 한번 듣고 '꽂혔다'는 박진영의 곡 '내가 노래를 못해도'는 '내 인기가 떨어져도 날 계속 사랑해줄 수 있겠니'라는 절절한 내용으로 이뤄졌다.
음원차트 1위를 한창 달리는 상태에서 컴백 인터뷰를 가진 그는 처음부터 끝까지, 입이 귀에 걸린 상태였다.
컴백 소감은.

기분이 정말 좋다. 지금까지 냈던 어떤 앨범보다 만족도가 높다. 사실 그동안 나는 노래와 춤만 했지,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시간적으로 여유가 돼서 처음부터 끝까지 내가 참여를 많이 했다.
미국 아이튠즈 R&B차트에서도 1위다.
미국에 직접 가서도 못해본 1위를, 여기 한국에서 한다.(웃음)
박진영과의 합작은 어떻게 이뤄졌나.
예전부터 친분이 있었다. 지난해부터 가까워졌는데, 만날 때마다 언젠가 같이 작업해보고 싶다고 말했었다. 지난 연말에 내가 SBS 'K팝스타'에 심사를 도와주러 갔었는데, 그때 양현석 사장님과 진영이 형과 밥을 먹는 자리가 있었다. 그때 구체적인 이야기가 나왔다. 곡을 여러개 들려주셨는데, '내가 노래를 못해도'에 딱 꽂혔다.
그 노래는 손호영에게 먼저 갔던 곡으로 알려졌는데.
그 이야기는 들었다. 어떤 이유인지, 앨범에 안실리게 돼서 진영이 형이 많이 아까워했다고 들었다. 그래서 자신이 직접 부르려고 '킵'해뒀던 곡이라고 했다.
가사는 인기가 떨어질 것을 미리 예상하는 내용인데, 부담스럽지 않았나.
전혀 안그랬다. 현역 가수 뿐만 아니라,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가사 아닌가. 항상 올라갈 수만은 없는 것 같다. 누구나 은퇴도 할 거도, 다른 일을 하게 될 수 있다. '인기가 떨어져도' 대신 '대학에 떨어져도'로 부르면, 수험생도 공감할 거다.(웃음)
여자친구에게 비슷한 질문을 해본 적 있나.
이 곡은 한 여자를 향해 부르는 감정으로 소화하진 않았다. 팬들에게 말하는 느낌이다. 사실 이 노래를 부르기 전에는 그런 생각을 안해봤다. 노래를 부르면서 생각해봤는데, 그래도 '만약'이라는 가정 하에 물어보는거니까, 불편하진 않았다. 물론 그런 날이 올 거라는 건 알고 있다. 어떻게 보면 되게 외롭고 슬픈 느낌인데, 불안감 보다는 그냥 막연하게 그런 날이 오겠지 라는 생각이다.
다른 가수들이 인기가 떨어질까봐 걱정하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반면 세븐은 그런 부담이 별로 없어보인다. 장점이자, 단점으로 꼽히고 있는데.
나는 개인적으로 그런 거 별로 안좋아한다. 인기를 위해서, 돈을 벌기 위해서 노래해본 적 없다. 그냥 내가 만족하고 좋아서 하는 게 좋다.

YG와 JYP의 녹음 스타일은 어떻게 달랐나.
현석이형은 녹음할 때 가만히 계시는 편이다. 진영이형은 100프로 참여하는 스타일이다.(웃음) 박진영표 발라드를 부르면서 JYP화 되려는 나를 나름 컨트롤하면서 불렀다. 진영이 형이 제일 강조한 건 노래를 잘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감정에만 충실하고, 노래는 못 불러야 한다고 해서 그게 너무 어려웠다.
앞으로 이같은 합작은 계속 될 수 있을까.
진영이 형이 정말 많이 신경써주셨다. 그리고 정말 즐거웠다. 티저 영상을 찍는데 우리 둘이 한 앵글에 잡히니까 진짜 어색한 거다. 마치 합성한 것 같고. 되게 이상한데, 좋다는 느낌이어서 박수 치며 좋아했다. 앞으로도 많은 교류가 있었으면 좋겠다.
이번 합작으로도 양사가 많이 배웠다고 생각한다. 우리 회사에서도 진영이형 프로듀싱 스타일 보고 배울 게 있을 거고, JYP 가수들도 세븐은 어떻게 소화했나 보면서 배울 게 있을 거고.
발라드지만 독무가 들어간다. 벌써 10년차 댄스가수인데, 춤은 계속 추는 건가.
나, 아직 20대다.(웃음) 팔팔하다. 한창 때보다는 힘들긴 한데. 다음달에 신화 형들도 나오는데 내가 까불면 안된다.(웃음)
YG에서 빅뱅과 2NE1이 대형 가수로 성장했다. 후배들을 보면서 만감이 교차할 것 같다. 후배에 집중하는 회사에 서운할 수도 있고.
나는 이 회사에 13년 있었다. 처음부터 다 봐왔기 때문에, 회사의 방침이 다 이해된다. 서운한 마음이 아예 없다면 거짓말이겠지만 그 감정이 크진 않다. 내가 양현석이어도 세븐보다 빅뱅에 더 신경 쓸 거다. 세븐이 처음 데뷔했을 때 형들보다 세븐에 더 신경써줬듯이. 당연한거다. 난 내 선에서 잘하면 된다. 그리고 후배가 잘 돼서 정말 좋다. 어릴 때부터 봐왔는데, 잘 안돼서 우울해하고 있으면 마음 아프지 않겠나.(웃음)
스트레스 안받고 늘 밝은 성격이 부럽다.
그냥 어려서부터 성격이 이랬다. 운이 좋았던 것 같다. 집안 환경도 화목했고, 친구들도 다 성실했다. 술 담배도 안배웠었고, 평탄하게 좋은 길로 자란 것 같다.
그러고보니, 안좋은 구설수도 없었다. 일탈을 꿈꾸진 않나.
내게는 연예계 생활을 한다는 게 일탈이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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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G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