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깜짝쇼…하나마쓰 코치에 운동화 선물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2.03 10: 04

메이저리그식 깜짝쇼였다.
한화 선수단이 스프링캠프를 치르고 있는 애리조나 투산 키노 스포츠 콤플렉스. 지난 2일(이하 한국시간) 훈련에 앞서 한바탕 소동이 일어났다. '코리안특급' 박찬호(39)가 일본인 하나마쓰 고지(57) 트레이닝 코치를 넘어뜨린 후 신발을 벗겨 운동장 밖으로 내던진 것이다.
당황한 하나마쓰 코치. 하지만 이내 박찬호와 선수들이 준비한 오렌지색 새 운동화에 웃음을 감출 수 없었다. 하나마쓰 코치의 낡은 운동화를 본 박찬호가 지난달 31일 휴식일날 룸메이트 안승민과 함께 근처 쇼핑몰을 돌아보며 직접 오렌지색 운동화를 구입했고, 극적 효과를 위해 이 같은 깜짝 선물쇼를 기획한 것이다.

준비한 대로 박찬호와 선수들이 훈련 시작 전 하나마쓰 코치를 둘러쌌고, 박찬호가 직접 넘어뜨려 운동화를 벗겨내 집어던졌다. 이어 한화를 상징하는 오렌지색 새 운동화를 꺼내들었다. 박찬호를 비롯한 선수들의 갑작스런 돌발 행동에 당황한 하나마쓰 코치는 "정말 감동했다"며 일본인 특유의 두 손 모아 인사하는 제스쳐로 웃으며 화답했다.
트레이닝 분야를 담당하고 있는 하나마쓰 코치는 박찬호의 기초 체력훈련을 돕고 있다. 박찬호의 경우 나이를 고려, 러닝 훈련에는 박정진 송신영 등 베테랑 선수들과 따로 묶어서 하도록 배려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훈련량이 많아 베테랑과 젊은 선수에 관계없이 '저승사자'로 통한다. 박찬호는 비록 몸은 힘들지만, 자신을 세심하게 신경써 주는 하나마쓰 코치의 낡은 운동화를 보고는 선물을 결심하게 된 것이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만 17년을 생활한 박찬호는 미국식 깜짝쇼를 통해 고생하는 코치들에게 선물을 하고 팀웍을 강화하는 효과를 노렸다. 보름이 넘으며 다소 지루해질 수 있는 캠프 분위기에 활기를 불어넣는 깜짝쇼에 선수들도 박찬호에 대한 신뢰와 존경이 깊어졌다는 후문. 박찬호의 세심한 행동 하나하나에 한화의 캠프 분위기도 한층 밝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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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줌인 스포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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