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운드를 지배하는 건 탄탄한 수비의 뒷받침이다.
2012년 프로야구는 변수로 가득하다. 해외파들의 대거 복귀로 어느 때보다 점치기 어려운 시즌이 되고 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내야 수비가 강해야 한다는 점이다. 스프링캠프에서도 각 팀들이 너나할 것 없이 내야 수비 강화에 몰두하고 있다. 내야 수비가 올 시즌 프로야구 최대 변수로 떠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 왜 내야 수비인가
한화는 올해 수비훈련 시간을 대폭 늘렸다. 훈련 시작-마지막에 이른바 '특수(특별수비)' 훈련시간이 많아졌다. 한대화 감독은 "올해 변수는 내야 수비다. 내야 흙과 잔디를 바꾼 구장이 많기 때문에 변수가 많다. 수비에 더 신경 써야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여러 구장이 내야 흙 교체로 내야를 새로 다지고 있기 때문에 내야 수비에서 어느 때보다 돌발 변수가 발생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시즌 막판 잠실·문학·사직 등 천연잔디 구장에서 내야 흙으로 사용되는 사문석 파쇄토에 발암물질에 해당하는 석면이 검출돼 파문이 일어난 바 있다. 올 겨울 잠실·문학·사직은 내야의 흙을 견운모 토양으로 교체하며 내야를 새롭게 다지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아울러 광주구장도 인조잔디를 제거한 뒤 천연잔디로 새롭게 교체하고 있다. 절반 이상의 구장이 바뀐다.
SK 박진만은 "내야수는 다른 포지션에 비해 땅에 민감하다. 내야 흙이 어떻게 자리잡힐지 아직 알 수 없지만 많은 내야수들이 그에 대해 적응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땅이 제대로 다져지지 않고 무를 경우 쉽게 파이고 불규칙 바운드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2007년 흙을 교체한 잠실구장도 3개월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 시즌 초반 변수에 대처할 수 있도록 철저하게 대비를 해야 한다.
▲ 어디가 안정돼 있나
가장 안정된 내야 수비를 자랑하는 팀은 역시 SK다. 1루수 박정권, 2루수 정근우, 유격수 박진만, 3루수 최정으로 짜여진 내야는 빈틈이 없다. 안치홍-김선빈-이범호로 구성된 KIA의 내야도 넓은 수비 범위를 자랑한다. 지난해 KIA와 SK는 최소실책 1·2위팀들이었다. 가장 공격적인 수비를 하면서도 실책이 적었다. 한 수비코치는 "수비는 한 번 만들어지면 나이들거나 연습을 게을리하지 않는 이상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고 했다.
변화가 기대되는 팀은 한화와 롯데다. 기존의 한상훈·이대수의 키스톤콤비가 건재한 한화는 1루에 김태균이 들어와 송구범위를 넓혀줬다. 3루수 후보 이여상·하주석은 SK 수비를 만든 후쿠하라 미네오 수비코치로부터 지옥훈련을 받고 있다. 지난해 최다실책(106개)팀 롯데도 수비훈련 시간을 늘렸다. 최고의 1루 수비를 자랑하는 박종윤이 주전에 가세했고, 2루 자리도 경쟁체제가 본격화돼 수비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내야 수비 강화가 가장 절실한 팀은 하위권으로 지목받는 LG다. 3루수 정성훈을 제외하면 나머지 내야 포지션이 불안불안하다. 2루수 서동욱, 유격수 오지환이 유지현 수비코치에게 집중 펑고훈련을 받고 있다. 1루 수비의 중요성이 큰 만큼 전문 1루수도 키워내야한 다. 삼성은 주전 유격수 김상수가 송구의 정확성을 높일 필요가 있고, 두산은 3루수 복귀를 선언한 베테랑 김동주의 순발력 향상이 관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waw@osen.co.kr

애리조나=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