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자로 꼽히던 SK 와이번스에 대한 2012 시즌 전망이 조용합니다. 지난 2007년 우승 이후 5년간 한국시리즈 우승 3차례, 준우승 두번을 차지해 최고 성적을 올린 SK는 당연히 올해도 우승 후보로 평가 받을만 하지만 야구 전문가들은 ‘삼성과 KIA’를 내세우고 와이번스를 ‘미지수’, ‘변수가 많은 팀’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SK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선수 이동이 많았고 새로 받아들인 외국인 투수 2명도 좋은 성적을 낼 가능성에 의문이 생긴데다 군 입대와 합류 선수들의 변동이 있어 전력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왔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지난 해 8월 전격 경질된 김성근 감독과 후임 이만수 감독의 지도력 스타일이 달라 선수단에 미치는 영향이 어떻게 달라질 지 관심이 많습니다. 2000년 출범한 SK 와이번스는 2006년까지 지휘한 강병철-조범현 감독 체제가 진통을 겪은 1기였다면 2007년부터 2011년까지 4년 반 김성근 감독의 2기는 기대 이상 도약한 2기로 평가되고 이만수 감독이 맡은 올해는 새롭게 평가 받을 3기로 색깔이 달라질 것입니다.

작년 후반기부터 사령탑으로 등장한 이만수 감독은 김성근 감독과 달리 자율야구를 강조하지만 이번 미국 플로리다 전지훈련에 팀의 고참이고 간판인 이호준과 박진만 등을 제외 시켰습니다. 이들이 지난 5일 워크샵 도중 무단이탈 규정위반으로 책임있는 자세를 보여주지 못한데 따른 징계입니다.
감독과 고참 선수 사이의 미묘한 갈등이고 어찌보면 김성근 감독 있을 때보다 강력한 선수 관리 방침으로 보여 이런 분위기가 올해 전체 선수들에게 어떻게 작용할 지 관심이 갑니다. 어쨌든 SK는 선수 이동이 많아 전력의 변수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같은 여건에서 와이번스가 근래 쌓았던 강자의 이미지를 계속 살리려면 강한 구심점을 형성할 신들린 선수 서너명이 나타나야 합니다.
지난 5년간 SK가 강자로 군림할 때도 매년 시즌에 들어가면서 상황은 그렇게 좋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때마다 새로운 스타급 선수, 마치 미친듯이 활약을 펼치는 선수들이 몇 명씩 등장해 5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란 대기록을 세웠습니다.
올해 SK는 불펜의 핵심인 정대현과 작은 이승호가 롯데로 떠난 대신, LG에서 조인성을, 롯데에서 임경완을 영입하며 전력을 메꾸었습니다. 그리고 2009년까지 좋은 활약을 보인 채병용과 윤길현이 군에서 전역해 팀에 합류해 마운드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팀에 기여한 고효준이 공익요원으로 빠집니다. 또 전병두가 수술을 받아 이번 시즌에서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낮습니다. 외국인 선수의 영입에서는 지난 3년간 팀에 기여한 게리 글로버는 물론 고든과의 계약도 포기하고 대신 메이저리그 경력이 없는 마리오 산티아고와 KIA에서 재계약을 포기한 로페즈를 데려왔습니다.
새로 가세한 LG 출신 조인성과 롯데의 불펜 임경완은 우리 나이로 38살여서 미지수입니다. 마운드에서 현재 기대주는 박희수입니다. 작년에 깜짝 활약을 펼치며 4승2패1세이브 8홀드,평균자책점 1.88을 기록한 박희수는 2년생 징크스를 벗어날 지 관심이 갑니다.
에이스 김광현은 지난해 부상 후유증을 극복하고 부활해야 하고 송은범도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로 5월 복귀를 목표로 하는데 제대로 컨디션이 올라와야 합니다.
채병룡과 윤길현이 지난 2년간 보여주지 못했던 예전의 능력을 살려야 합니다. 2년전 SK는 두 투수의 입대로 인해 걱정이 많았고 김광현과 정대현, 송은범, 김원형, 전병두, 정우람, 박경완, 정상호 등 핵심 멤버들의 부상으로 힘들어 했고 이호준은 수술을 받아 비상이 걸렸습니다.
그러나 이들 중 부상 선수 중 대부분이 해외 전훈에서 재활에 성공했고 새로 데려온 카도쿠라 켄이 시즌 초반 7연승에 광속구의 엄정욱이 부활해 2010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따낼 수 있었습니다. 2009년은 시즌 들어가기 전에 김광현이 WBC 후유증으로 몸에 이상이 생기고 팀의 중추인 박경완도 부상으로 난감해졌으나 전병두, 고효준이 깜짝 놀랄 활약을 벌였습니다.
타선에서 정근우가 분발한데다 요소요소에서 송은범, 이승호이 잘 던져주고 공격력은 나주환 박재상, 박정권에 마지막 순간 최고참 김재현도 도움을 줘 KIA에게 아쉽게 우승을 넘겼으나 준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습니다.
2008년은 프로 2년생 김광현이 16승으로 다승왕에 탈삼진왕 등 2관왕을 차지하고 정우람은 홀드왕, 채병용은 승률왕에 작은 이승호가 기대 이상 활약해주었습니다. 또 고참 박재홍과 김재현이 분발한데다 박재상과 조동화, 김강민 등이 찬스마다 한방을 때려줘 한국시리즈 2연패를 이룰 수 있었습니다.
김성근 감독이 부임한 2007년은 팀이 그 전 해 중하위권으로 처져 팀 분위기가 패배의식 에 젖어 있을 때인데 제주도 강훈과 해외 전훈을 통해서 근성이 붙기 시작했습니다. 시즌에 들어가 정근우, 최정, 조동화, 김강민, 박재상 등 젊은 선수들이 분발해 포스트시즌에 진출했고 한국시리즈에선 두산한테 2패후 김광현과 고참 김재현의 빼어난 활약에 힘입어 팀 창단 최초의 챔피언 등극에 성공했습니다.
이처럼 SK는 지난 5년 매번 시즌을 시작하기 전에는 좋지 않은 여건이었으나 신들린 선수 서녀명이 나타면서 팀의 구심점을 이루고 우승이나 준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올해 제3기로 접어든 와이번스로서로는 지난 5년에 비해 더 어렵고 선수단 분위기가 미묘한 상황입니다.
팀 워크가 우선돼야 하고 구심점이 될 선수가 나타나야 합니다. 팀내 파벌을 연결 시킬 수 있는 ‘클럽하우스 가이(The Clubhouse Guy)’가 등장해야 합니다. 농담을 잘하고 클럽하우스에서 모든 선수들의 사랑을 받는 고참이나 뛰어난 성적을 올릴 수 있는 신진이 필요합니다.
먼저 이만수 감독이나 코칭스태프는 클럽하우스 가이를 배출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줘야 합니다.
/OSEN 편집인
SK 와이번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