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마디로 타고났네."
요즘 연예 관계자들이 배우 김수현을 두고 흔히 하는 말이다. MBC 수목드라마 '해를 품은 달'에서 첫 사랑을 향한 연정에 고뇌에 가득차 있으면서도 섹시한 자태를 잃지 않는 새로운 왕 이훤을 연기하는 김수현에게서 이른바 '소포모어 징크스'는 찾을 수 없다.
소포모어 징크스(Sophomore Jinx)는 성공적인 첫 작품·활동에 비해 그에 이은 활동이 부진한 경우를 가리키는 용어. 흔히 단번에 한 작품으로 스타덤에 오른 연예인 혹은 유명인이 갖는 징크스이다. 그렇기에 많은 핫스타들이 소포모어 징크스를 겪고, 극복하고, 성장한다. 배우에게는 운명과 같은 성장통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김수현은 조금은 달라 보인다. 그 역시 분명 배우로서 앞으로 물결의 그래프를 그리겠지만, 뭔가 될성부를 떡잎의 포스를 갖고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 지난 해 1월 KBS 2TV 드라마 '드림하이'로 브라운관에 나섰을 때, 시청자들은 아이돌 같은 자그마한 얼굴과 도시적인 외모로 쫄깃쫄깃하게 구수한 사투리를 구사하는 송삼동이란 남자애에게 단번에 시선이 꽂혔다.
당시 파릇파릇한 외모에서 데뷔 5년차의 내공까지도 엿보였던 김수현은 단번에 외모를 넘는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무엇보다도 또래 배우들에 비해 캐릭터 소화력이 탁월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한 연예 관계자는 "김수현이 현재 톱스타들의 젊은 시절을 보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그러면서도 신선한 이미지를 갖고 있어 연기적인 스펙트럼이 넓어 많은 연출자들이 탐내고 있다"라고 전했다.
'드림하이' 후 브라운과과 스크린에서 또래 남자 배우들 중 러브콜 1순위로 부상한 김수현의 다음 작품은 현재 방송 중인 '해를 품은 달'이다. 아이돌 드라마에서 사극. 요즘 젊은 남자배우들이 꼭 거쳐야 할 것이 사극이라고는 하지만 쉽지 않은 극과 극의 연기 도전이다. 김수현은 이 젊은 사극 속 무리없이 깊은 내면연기가 요하는 캐릭터를 침착하게 소화해내고 있다. 시청률의 성공은 경이롭다. 매회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는 '해를 품은 달'은 시청률 40%를 넘고 '국민드라마'에 합류할 태세다.
'드림하이'에 이은 '해를 품은 달'의 성공에는 분명 '운'도 작용했겠지만, 그 다음 작품을 기대하게 만드는 것은 배우의 몫이다. 그는 오는 여름 최동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김윤석, 전지현, 김혜수, 이정재 등 쟁쟁한 선배들과 호흡을 맞춘 영화 '도둑들'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 '도둑들' 역시 올해 한국 블록버스터 중 최고 기대작으로 꼽히고 있는 작품. 브라운관을 넘어 스크린도 이끄는 20대 젊은배우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듯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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