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좌투수 극복하라'…좌타자에 특별 지령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2.02.04 21: 24

"반쪽자리 타자가 돼서는 안된다."
좌타자를 위한 아주 특별한 맞춤형 훈련이었다.
지난 2일(이하 한국시간) 첫 라이브 피칭에 돌입한 SK다. 하지만 4일 1차 스프링캠프지인 미국 플로리다 베로비치 스포츠 빌리지에서 실시한 시추에이션 배팅 훈련은 두드러지는 특징을 보였다. 타석에는 왼손 타자만 섰고 마운드에서는 좌투수만 볼을 던졌다. 주장 박정권을 비롯해 박재상, 임훈, 유재웅 등이 타석에 들어섰다. 투수는 롯데에서 이적한 허준혁과 이상훈이 나왔다.

좌타자들은 배팅케이지에 들어가 볼을 쳤고 타구는 거의 좌측으로만 날아갔다. 배팅을 마친 후에는 곧바로 최경환 타격 코치가 지켜보는 가운데 티배팅을 소화했다. 이런 광경은 30분 동안 쉬지 않고 펼쳐졌다.
이에 이만수 SK 감독은 "좌타자에 초점을 맞춘 시추에이션 배팅이었다"고 설명했다. 한마디로 SK 왼손 타자들이 왼손 투수에게 보이고 있는 약점을 커버하기 위해 마련된 특별 맞춤형 훈련이었다. 이 감독은 이번 캠프를 떠나기 앞서 "좌타자들이 왼손 투수에게 약한 것 같다"는 왼손타자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낸 바 있다.
"좌투수의 볼을 계속해서 눈에 익혀야 한다"고 강조한 이 감독은 "좌투수는 좌타자의 몸쪽에서 바깥쪽으로 흐르는 볼로 유도하는 경향이 짙다"면서 "몸쪽에 겁을 먹으면 제대로 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감독은 "타구가 날아가는 방향이 중요하다. 잡아당기는 스윙보다는 센터를 중심으로 해 왼쪽으로 타구를 보내야 한다"면서 "밀어치기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시즌 2할5푼2리를 기록한 박정권은 우투수에게는 2할6푼2리였지만 좌투수를 상대로는 타율이 2할3푼8리에 그쳤다. 또 박재상 역시 시즌 타율은 2할5푼6리를 기록했다. 하지만 좌투수에게는 1할5푼7리로 약점을 노출했다. 2할6푼6리였던 임훈은 좌투수에게 2할3푼1리로 약세를 멈추지 못했다.
이 감독은 "좌타자라고 해서 좌투수에게 약하면 안된다"면서도 "하지만 만약 시범경기까지도 효과가 없다면 어쩔 수 없이 걸러내거나 플래툰을 가동할 수도 있다"고 신중하게 말했다.
또 "반쪽타자가 돼서는 안된다"는 이 감독은 "예를 들어 '오른발을 조금 안쪽으로 집어넣어서 쳐라'고 말하는 등 기술적인 부분을 하나하나 말해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보다는 스스로 필요성을 인식하고 깨달아 반복적인 연습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SK는 좌타자가 좌투수를 상대하는 이런 방식의 특별 시추에이션 배팅을 오는 7일과 11일, 앞으로도 2차례 더 계속할 예정이다. 더불어 오는 18일 도착하는 일본 오키나와 캠프에서 청백전 2경기 포함 총 13경기와 시범경기까지 최대한 많은 좌투수 상대 기회를 좌타자에게 준다는 방침이다.
letmeout@osen.co.kr
SK 와이번스 제공.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