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왕 레이스, 돌발 변수로 작용할 복병들은?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2.05 07: 52

김태균·이승엽·최형우.
2012년 강력한 홈런왕으로 주목받는 선수들의 이름이다. 일본프로야구에서 돌아온 김태균(한화)과 이승엽(삼성)은 각각 만 30세의 전성기 나이와 홈런왕 5회 경력의 노련미를 앞세워 강력한 홈런왕 후보로 손꼽힌다. 여기에 바로 지난해 첫 홈런왕을 차지한 최형우(삼성)도 떠오르는 거포로 수성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홈런왕 후보의 전부가 아니다. 홈런왕 레이스의 돌발 변수로 작용할 복병들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김상현(KIA) 최진행(한화) 홍성흔(롯데) 박병호(넥센) 등이 대표적 선수들이다.

2009년 홈런왕(36개)을 차지하며 MVP까지 거머쥐었던 김상현은 지난 2년간 부상 및 포지션 변경 등으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올해 이순철 수석코치의 지도아래 우중간으로 밀어치는 연습을 집중적으로 하며 변화구 대처 능력도 함께 키우고 있다. 이순철 코치는 "타격하는 맛을 알아 가고 있다. 무작정 끌어당기지만 않으면 타율도 올라가고 홈런왕 후보로도 꼽힐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김상현 스스로도 "파워라면 어느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고 자신하며 홈런왕 탈환을 예고했다.
풀타임 1군 첫 해 2010년 32홈런으로 이 부문 2위에 오른 최진행도 예사롭지 않다. 김태균의 복귀로 4번타자 부담의 짐을 지운 최진행은 "과감하게 휘두를 때에는 과감하고 적극적으로 하겠다. 30홈런을 목표로 삼겠다"고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한대화 감독도 "올해는 최진행이 잘 할 것 같다. 스윙이 많이 부드러워졌다. 김태균보다 홈런을 더 많이 치면 어쩌나"고 농담 아닌 농담할 정도. 최진행 역시 타고난 힘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상대의 견제를 피하고 마음껏 풀스윙하면 홈런이 증가할 수 있다.
롯데의 새로운 4번 타자 후보로 떠오르고 있는 홍성흔도 빼놓을 수 없다. 2010년 시즌 중반까지 이대호·최진행과 홈런 경쟁을 벌였던 홍성흔은 올해 다시 거포 변신을 선언했다. 체중을 3kg 늘리고,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몸을 만들고 있다. 여기에 타격폼도 상체를 세우고 테이크백 동작을 간결하고 빠르게 바꿨다. 모두 장타력을 키우기 위함이다. 그는 "최소 20홈런"을 목표로 설정하며 "감독님이 타격에만 전념하라고 하신 만큼 더 이상 변명 거리가 없다"며 거포 변신에 뜨거운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넥센의 새로운 4번타자 박병호도 무시할 수 없다. 지난해 LG에서 넥센 이적 후 51경기에서 12홈런을 터뜨렸다. 133경기로 단순 환산할 경우 홈런이 31.3개나 된다. 타고난 하드웨어에 부담없이 휘두른 풀스윙으로 장타 본능을 일깨웠다. 올해는 풀타임 4번타자로 맞이하는 첫 해. 그는 "4번타자다운 위압감을 주고 싶다. 작년보다 두 배 많은 25홈런을 목표로 하겠다"고 했다. LG에서 함께 한 이택근은 "LG에 있을 때와 스윙이 달라졌다. 여유가 생겼는지 툭툭 갖다 대지 않고 크게 휘두른다"고 설명할 정도로 스윙의 차이가 확실해졌다.
김태균·이승엽·최형우의 3파전으로 주목받는 홈런왕 레이스. 저마다 장타 본능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울 김상현·최진행·홍성흔·박병호 등 복병들의 역습이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벌써부터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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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현-최진행-홍성흔-박병호(왼쪽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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