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릭스 부산 삼총사, '비상을 꿈꾸며'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2.02.05 08: 47

함께 있으면 두려울 게 없다.
오릭스 버팔로스의 '부산 사나이' 이대호(내야수), 백차승(투수), 정창용(통역 담당)이 일본 무대 평정을 위해 손을 맞잡았다. 일본 오키나와 미야코지마 시민구장에 차려진 전훈 캠프에 참가 중인 이들은 훈련 스케줄을 제외하면 늘 뭉쳐 다닌다. 셋이 있으면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입담 대결의 승리는 이대호의 몫. 롯데 시절부터 입담 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았던 이대호는 일본 무대에서도 강자의 면모를 이어가고 있다. 경남고 출신 이대호는 부산고 동문 정 씨와 백차승을 손쉽게(?) 제압한다. 정 씨는 "대호의 말발이 이 정도인 줄 몰랐다"며 "둘이서 한 명을 못당한다"고 푸념을 늘어 놓기도.

'맏형' 정 씨는 이대호의 통역을 담당한다. 부산고와 동국대의 좌완 투수로 활약했던 정 씨는 이승엽의 일본어 통역을 담당하기도 했다. 6년간 센트럴리그(요미우리 자이언츠)와 퍼시픽리그(오릭스 버팔로스)를 두루 지켜본 만큼 일본 무대에 첫 발을 내딛은 이대호와 백차승에게 큰 힘이 될 듯. 개구장이 이미지가 강한 정 씨는 야구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때면 눈빛이 진지해진다.
선배로서 후배들을 챙겨야 한다는 책임감 또한 크다. 정 씨는 "(백)차승이가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두고 대호가 팀승리에 보탬이 되는 한 방을 터트린다면 정말 흐뭇할 것 같다"고 했다. 고향 후배들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 붓겠다는 다짐도 빼놓지 않았다.
메이저리그 출신 백차승은 두 차례 불펜 피칭을 통해 합격점을 받았다. 구단 내부에서도 올 시즌 선발진의 한 축을 맡아줄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2010년 12월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던 백차승은 서서히 구속을 끌어 올리고 있다. 현재 상태라면 150km대 광속구를 재현하는게 어렵지 않을 듯. 또한 스플리터까지 장착하며 다양한 레파토리로 일본 타자들을 요리할 계획.
그는 "대호가 홈런을 치고 내가 완봉을 거둬 1-0으로 짜릿하게 이기는게 꿈"이라고 목표를 밝혔다. 정 씨는 "구위만 놓고 본다면 15승도 문제없다"고 후배의 선전을 확신했다.
이대호는 일찌감치 4번 타자로 낙점됐다. 캠프 초반부터 대형 아치를 가동하며 대한민국 거포의 위력을 과시하고 있다. 일본 무대 진출을 앞두고 "놀러온게 아니다"고 공언한게 어긋나지 않다는 걸 보여줄 태세.
오릭스의 외국인 선수 스카우트를 담당하는 나카무라 준 편성부 과장은 "이번에는 코리안 데이가 아닌 이대호를 비롯해 백차승과 통역 담당 정창용까지 부산 출신이니까 부산데이로 해야 하지 않겠냐"고 허허 웃었다.
부산 출신 삼총사의 목표는 하나. 소속 구단의 정상 등극을 이끈 뒤 우승 여행을 떠나는 것이다. 벌써부터 여행 스케줄을 구상 중일 만큼 우승에 대한 자신감은 대단하다. 이제 날아오를 일만 남았다. 올 시즌 부산 출신 삼총사의 비상을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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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코지마=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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