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는 최근 'BK' 김병현(33)의 전지훈련 합류로 잔칫집 분위기다.
김병현이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 합류한 28일(한국시간) 이후로 많은 취재진이 넥센 캠프장을 찾았다. 취재진의 모든 관심은 김병현에게 쏠려 있었다. 김병현의 일거수일투족을 따라잡기 위한 취재 경쟁이 뜨거웠다.
구장 안팎에서 계속해서 "BK"를 찾는 소리가 들리자 김시진(54) 넥센 감독이 서운했는지 취재진에게 다가와 "왜 쟤(김병현)만 BK라고 부르냐"며 "나는 이제부터 'SJ'라고 불러달라"고 농담을 건넸다. "SK는 안되니 SJ라고 불러달라"는 게 김시진 감독의 요구(?).

프로야구 감독들 중 김시진 감독은 애칭이 없는 편이다. 한대화 한화 감독은 '야왕', 류중일 삼성 감독은 '야통', 선동렬 KIA 감독은 'SUN'으로 통한다. 원조는 '야신'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 다른 감독들도 각팀 팬들이 부르는 별명이 있다.
그러나 김 감독은 연차 있는 감독임에도 불구하고 '덕장' 등의 수식어는 있지만 딱히 상징적인 별명이 없다. 따지고 보면 '꼴뚜기'라는 별명이 있기는 해도 김 감독이 "그 별명을 싫어한다"고 밝힌 바 있고 어감이 좋지 않아 대중적으로 쓰지 않고 있다. 김 감독 앞에서 '꼴뚜기 형'을 외치는 사람은 절친한 사이인 한대화 감독이 유일하다.
언론도 딱히 김시진 감독의 애칭을 만들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었던 게 사실. 넥센이 타팀에 비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일이 적고 팀 컬러를 잡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감독 스스로도 지난 시즌중 별명에 대한 질문에 "낯간지럽다"며 민망해했다. 그러나 SJ 발언으로 별명에 대한 관심을 드러낸 셈이다.
선수들을 아끼는 마음과 어려운 상황에서도 팀을 이끌어가는 리더십으로 팀 차원을 넘어 야구 팬 전체의 사랑을 받고 있는 김시진 감독. 이참에 김 감독의 애칭을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 올 시즌 '꼴찌의 반란'을 일으키겠다는 김 감독과 넥센의 각오를 보면 미리 만들어두는 것도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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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