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손남원의 연예산책] JYP 박진영-SM 보아와 함께 SBS 일요일 저녁 'K팝스타' 3인 심사위원단을 이끌고 있는 YG 양현석 대표가 방송 도중 살짝 눈물을 비춘 모습이 화제다. "오디션에 눈물 사연은 중요치 않다"던 그가 왜 눈가를 훔쳤던 것일까. 그 내막을 알자면 얘기는 좀 돌아서 가야된다.
요즘 TV 오디션 프로로는 'K팝스타'가 단연 주목을 모으고 있다. 엠넷 '슈퍼스타K' - MBC '위대한 탄생' 등과는 완전히 차별화된 실전형 오디션인데다 참가자들 수준이 깜짝 놀랄 정도로 뛰어난 덕분에 시청자 눈높이를 올리는 중이다. 당연히 편집 기교나 참가자 눈물 사연에 기대기 보다는 K팝스타 지망생들이 자신의 실력만으로 서바이벌 게임을 벌이는 대결 구도에 집중하고 있다.
3인 심사위원의 구성과 존재 의미도 다른 오디션 프로들과 완전히 다르다. 국내 3대 가요기획사를 대표하는 스카우트들이 심사위원석에 앉은 셈이다. 참가자를 바라보는 눈이 냉정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래서는 그냥 기획사 오디션에 불과하다.

4년 전 처음 이 프로의 기획을 SBS에 알려줬던 양 대표와 제작진 측은 잦은 회의를 거쳐 역발상 아이디어로 진행에 극적 재미를 부여했다. 기획사가 최종 합격자를 고르는 게 아니고 우승자가 자신의 갈 길을 정한다는 것이다.
또 하나 지금 'K팝스타'는 각 기획사 별 예비 캐스팅으로 원하는 참가자를 뽑아 교육시킨 뒤 다시 심사대에 올리고 있다. SM-YG-JYP의 훈련시스템과 교육환경, 그리그 가수를 보는 안목이 철저히 시청자 앞에서 심사를 받는 셈이다. 당연히 3대 기획사간 눈에 보이지 않는 경쟁이 치열하다. 우승자가 기획사를 고르는 최종 순간에 3사의 희비가 엇갈리는 게 'K팝스타' 시청의 진짜 묘미다.
당연히 양 대표도 이런 'K팝스타' 촬영에 깊은 애정을 갖고 참여하는 중이다. 첫째 그는 '슈퍼스타K'가 국내에서 방송되기 전에 미국 '아메리칸 아이돌'을 보면서 한국식 포맷으로 방송사에 제작을 제안한 바 있다. 당시 방송사는 이런 류의 오디션 프로가 한국에서는 성공할지 여부를 판단못해 주저하다가 기회를 놓쳤다.
둘째는 지기 싫어하는 그의 승부근성이 꿈틀거리고 있다. "이하이-박지민-이미쉘이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들"이라고 실력파 참가자들에 주목하면서 "이승훈의 음악적 재능이 탐난다"며 가공되지 않은 원석들에도 욕심을 내는 중이다. 3사 경쟁에서도 이기고 가장 좋은 신인을 얻으려니 'K팝스타'에 임하는 자세가 남다르다.
결국 세븐과 빅뱅의 컴백, 싸이의 일본진출 등 굵직한 소속사 일정들로 바쁜 와중에 'K팝스타'까지 챙기느라 잠 잘 시간을 더 쥐어짜고 있다.
그런 그가 'K팝스타'의 관전 포인트로 지목하는 부분은 "참가자들의 눈물 사연이나 인생 역전에 스포트라이트를 비추는 게 아니고 오로지 타고난 재능과 창의성, 그리고 노력을 중요시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런데 정작 본인은 왜 눈물을?
"빅뱅이 데뷔 첫 쇼케이스를 갖던 날, 눈물을 훔친 뒤 두번째 입니다. 수펄스가 함께 공연하는 모습을 보는 중에 저절로 눈물이 났어요. 안될 것 같던 친구가 어느 날 빠르게 성장한 모습으로 제 앞에 선 것을 보고는 감동을 받은거죠. 빅뱅도 처음에는 주위에서 아이돌 같지 않다느니 어쩌느니 걱정들을 많이 해주셨지만 쇼케이스에 몰려든 팬들의 함성으로 기우를 떨쳐냈죠. 그렇게 열심히 훈련한 빅뱅 멤버들이 결국 해냈구나 감동에 그때도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어요."
청출어람, 갑자기 향상된 가수 지망생의 실력에 감동 받아 눈물을 흘린다. 오디션 프로의 눈물 사연이란, 바로 이런 게 정답이지 않을까 싶다.
[ 엔터테인먼트 팀장 mcgwir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