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날 '3세대 커넥션' 등장, 박주영 '환골탈태' 필요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2.02.07 16: 36

[OSEN=이균재 인턴기자] 아스날 3세대 커넥션이라 할 수 있는 티에리 앙리(35) 로빈 반 페르시(29) 알렉스 옥슬레이드-체임벌린(19)이 맹활약, 박주영(27)의 입지가 더 줄어들게 됐다. 
아스날은 지난 4일(이하 한국시간) 밤 영국 런던 에미리츠 스타디움서 열린 '2011-2012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 24라운드 블랙번과 홈 경기서 반 페르시가 3골 1도움, 옥슬레이드-체임벌린이 2골, 그리고 앙리가 쐐기골을 기록해 7-1로 대승했다.
박주영의 소속 팀이 대승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었지만 벤치에 있는 박주영의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한국 축구팬들에겐 너무 힘든 일이었다.

이날 경기서 재밌는 장면이 있었다. 경기 내내 좋은 활약을 펼쳤던 옥슬레이드-체임벌린이 후반 중반 앙리와 뜨거운 포옹을 나누며 교체돼 나온 것. 에미리츠 스타디움의 홈 팬들은 과거와 미래의 스타에게 아낌없는 기립박수를 보냈다. 어쩌면 팬들은 기립박수를 보내면서 아스날의 무패 우승 시절 앙리가 보여준 모습을 옥슬레이드-체임벌린의 플레이를 통해 회상했을지도 모른다.
앙리, 반 페르시, 옥슬레이드-체임벌린은 아스날의 과거, 현재, 미래의 스타들이다. 공교롭게도 모두 박주영의 경쟁자들이다.
반 페르시는 정규리그에서만 24경기에 나서 22골을 기록하며 경기 당 1골에 육박하는 유럽 최고의 득점력을 과시하고 있다. 옥슬레이드-체임벌린은 매 경기 발전된 모습을 보이며 아스날 공격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앙리는 복귀전인 FA컵 결승골에 이어 에미리츠 스타디움에서도 골 맛을 보며 '왕의 귀환'을 팬들에게 확실히 알렸다.
게다가 이들은 찰떡궁합을 선보이며 아르센 웽거 감독의 마음을 흡족케 만들었다. 박주영에게 암운의 그림자가 드리워지는 순간이다. 그들 사이에서 도무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어 보인다. 
그렇다면 해결책은 없나.
아프리카네이션스컵에 출전한 마루앙 샤막과 제르비뉴가 곧 팀에 합류하면 박주영은 아스날의 제 5공격 옵션이 될 가능성이 크다. 경기장에 더욱 나서기 힘들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해결책이 없는 것은 아니다. 과거 한국의 유럽파들이 자신들에게 닥쳤던 문제들을 어떻게 헤쳐 나갔는지 그 지혜를 배우고 실천하면 된다.
기성용은 한국에서 공을 가장 예쁘게 찬다고 평가 받았던 선수다. 그런 그도 셀틱에서 경기에 나오지 못하던 시절이 있었다. 거친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몸싸움이 약하다는 이유로 벤치 멤버로 전락한 것이다. 그 후 기성용은 그라운드의 싸움닭으로 변신했고 감독의 신임을 받으며 당당히 주전으로 발돋움했다. 감독의 요구 사항을 냉정하게 그리고 치열하게 받아들인 결과다.
웽거 감독은 아스날이 위기에 빠졌을 때 프랑스 명문 팀인 릴로 이적하려던 박주영을 아스날로 데려왔다. 오랜 기간 팀을 이끌었던 그가 박주영을 데려 온 이유는 분명 있을 것이다. 지금 이 순간 박주영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웽거 감독의 요구와 성향에 맞게 플레이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곳이 훈련장이든 리저브 경기장이 됐든 어떤 장소에서도 웽거 감독이 원하는 움직임을 보일 필요가 있다.
그리고 몇 번의 기회를 얻었을 때 자신이 가진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이제 아스날이 획득할 수 있는 트로피는 유럽 챔피언스리그와 정규리그뿐이다. 그리고 아스날 3세대 커넥션은 연일 고공비행 중이다. 박주영에게 주어질 기회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얘기다.
하지만 기회는 반드시 온다. 제한적인 기회에서 결과물을 만들어 내야 하는 것이 박주영이 안은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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