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날에 박주영의 자리는 없나?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2.02.06 07: 54

박주영(27)이 아스날에서 설 자리는 없는 것일까?.
지난 4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에미리츠 스타디움은 환호성으로 가득찼다. 이날 아스날은 해트트릭과 1도움을 기록한 로빈 반 페르시와 어시스트 해트트릭을 달성한 시오 월콧의 활약에 블랙번을 7-1로 대파했다. 과연 이 자리서 박주영이 환하게 웃었을까?
당초 박주영은 블랙번전에 기용될 것으로 보였다. 블랙번이 강등권에 머무는 약팀이었기 때문에 그동안 강행군으로 체력 저하가 엿보인 반 페르시가 휴식을 취할 것으로 보였기 때문. 마루앙 샤막이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출전을 위해 팀을 떠나 있고, 티에리 앙리가 경미한 부상으로 컨디션이 저하된 상태서 선택할 카드는 박주영이 될 가능성이 높았다.

그러나 아르센 웽거 감독은 블랙번전에 평소와 같이 반 페르시를 기용했다. 결과적으로 탁월한 선택이었다. 반 페르시가 3골 1도움으로 블랙번을 완벽하게 제압했기 때문. 영국의 스포츠 전문 매체 '스카이스포츠'가 평점 9를 부여할 정도로 뛰어난 활약이었다.
반 페르시의 이와 같은 활약이 박주영에게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어차피 반 페르시는 아스날 부동의 스트라이커다. 박주영으로서는 그 다음 자리를 꿰차야 한다. 하지만 이날 경기서는 또 하나의 스타가 탄생했다. 바로 알렉스 옥슬레이드-체임벌린이다.
체임벌린은 웽거 감독의 기대주다. 지난 여름 웽거 감독은 체임벌린을 영입하기 위해 1500만 파운드(약 265억 원)을 투자했다. 팬들은 웽거 감독의 결정에 불만을 토로했다. 하지만 블랙번전에서 체임벌린은 팬들의 불만을 기대와 환호로 바꿔 놓았다. 체임벌린은 2골을 넣으며 블랙번 격파를 도왔다. 단순히 2골이 아니었다. '스카이스포츠'가 평점 9를 줄 정도로 맹활약이었다. 그만큼 경기에 기여를 많이 했다는 뜻이었다.
박주영에게 미치는 두 번째 악영향은 웽거 감독이다. 웽거 감독은 박주영을 머릿속에 담아두지 않은 듯하다. 블랙번전이 사실상 전반 42분 가엘 지베의 퇴장으로 끝났음에도 반 페르시에게 휴식을 주지 않았다. 게다가 이후 2명의 공격수 투입에서도 앙리와 요시 베나윤을 넣었다.
세 번째는 샤막의 복귀와 앙리의 존재다. 최근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 참가했던 샤막은 소속팀 모로코가 조별리그서 탈락함에 따라 조기 복귀를 하게 됐다. 샤막은 웽거 감독이 박주영보다 우선 순위로 인정하고 있는 선수다. 게다가 2달 임대로 아스날에 복귀한 앙리에 대해 웽거 감독이 2주 정도의 임대 기간 연장을 고려하고 있다.
박주영이 팀 내 경쟁에서 완벽하게 밀렸다고 보기에는 아직 무리다. 하지만 박주영이 자신의 능력을 보여줄 기회조차도 주어지지 않고 있다. 웽거 감독이 박주영에게 부여했던 시간은 반 시즌 동안 불과 5경기 297분에 그쳤다.
이제는 유럽 내 이적 시장도 닫혔다. 팀내 4~5번째 공격 옵션밖에 되지 않는 박주영이 남은 시즌을 어떻게 보낼 지는 박주영 본인이 아니라 웽거 감독에게 달렸다. 과연 웽거 감독이 남은 3개월여의 시간 동안 박주영에게 얼마나 기회를 줄까? 현재로서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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