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미국 애리조나가 계속해서 프로야구팀들의 전지훈련 캠프지로 사랑받을 듯하다.
올해 애리조나로 전지훈련을 떠난 팀은 모두 5팀. 한화 이글스와 NC 다이노스가 투산, 두산 베어스는 피오리아, 넥센 히어로즈와 KIA 타이거즈는 서프라이즈에 각각 보금자리를 틀었다.
각팀마다 전지훈련을 떠난 지 2주에서 3주 정도가 지난 현재 애리조나에 대한 만족도는 '상'급이다. 선동렬 KIA 감독은 "이렇게 잔디도 좋고 구장도 넓은 곳에서 야구를 할 수 있다니 정말 좋다"고 기뻐했다.

넥센과 KIA 캠프가 자리한 피닉스 메인 스타디움은 텍사스 레인저스(1루측), 캔자스시티 로열스(3루측)가 스프링캠프로 사용하고 있는 곳이다. 한 팀마다 6개의 구장과 1개의 연습구장을 갖추고 있다. 넥센과 KIA는 양팀의 클럽하우스를 사용하고 있어 시설이 좋은 편이다. 김시진 넥센 감독은 "지난해까지 플로리다에 가다가 처음으로 애리조나에 왔는데 시설도 좋고 날씨도 좋아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두산이 사용하고 있는 피오리아 스포츠 컴플렉스는 시애틀 매리너스의 스프링캠프지. 현지 취재 중 만난 피오리아 주민은 "이곳에만 12개의 구장이 있고 비가 거의 오지 않아 야구하기 정말 좋은 곳"이라고 지역 시설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진욱 두산 감독도 "선수들이 편하게 훈련할 수 있는 곳"이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일본에 비해 미국이 가진 장점인 넓은 땅도 하나의 특징이다. 선 감독은 "구장 옆에 공터가 있는데 그곳 잔디도 상태가 좋아 거기서 야구를 해도 될 정도다. 그리고 광주 무등구장이 이번에 천연 잔디로 바뀐다는데 적응 훈련으로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시차 적응은 하나의 장애물이다. 각팀마다 도착후 사흘씩의 여유를 두고 선수들의 시차 적응을 기다려야 했다. 전지훈련 팀을 이끌고 미국 본토를 찾은 것이 처음인 선동렬 감독은 "선수들도 그렇고 나도 처음에는 밤에 잠이 안와 새벽 3시에 일어나 산책을 하고 그랬다. 미국은 시차 문제가 크다"고 우려를 표했다.
큰 일교차도 선수들의 훈련을 방해하는 골칫거리. 넥센 관계자는 "아침 저녁으로는 5~6도까지 떨어지는데다 건조해서 햇빛이 없으면 날씨가 쌀쌀하게 느껴진다. 그런데 낮에는 20도 이상으로 올라가고 해가 뜨겁다 보니 감기에 걸리는 선수들이 있다"고 말했다. 사막 기후에 속하는 애리조나의 문제점이다.
그러나 몇 가지 문제를 고려해도 애리조나는 더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전통적인 스프링캠프지인 일본은 몇년 새 오른 환율과 방사능 유출 문제, 이상 기온 등으로 매력을 잃었다. 물론 2차 전지훈련은 대부분의 팀이 한국과 조건이 비슷한 일본으로 떠나지만 올해 일본으로 1차 전지훈련을 떠난 팀은 LG 트윈스 야수조(오키나와)가 유일하다.
일본과 함께 캠프지로 사랑받던 미국 플로리다는 이상기온으로 비가 많이 온다는 소문이 야구계에 퍼져 있다. 올해 홀로 플로리다 베로비치에 캠프를 차린 SK 와이번스 관계자는 "날씨가 매우 좋다. 사막인 애리조나보다 습할 뿐 비가 오거나 춥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지만 한번 애리조나로 돌린 프로야구단들의 마음은 쉽게 돌아서지 않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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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리조나에서 훈련하고 있는 KIA(상)-넥센(하) 선수들 /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