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배우 전인화와 김보연이 연기9단으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5일 방송된 MBC 주말특별기획 ‘신들의 만찬’ 2회는 전인화 김보연의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대화가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지난 4일 방송된 1회에서 전인화의 카리스마 연기가 돋보였다면 2회는 전인화, 김보연의 숨막히는 대화가 긴장감을 일으켰다.
아리랑 명장 자리를 놓친 백설희(김보연 분)는 기자들에게 12년 전 명장을 선발하기 위한 경연이 쇼에 불과했다고 잘못된 정보를 흘렸다. 설희는 명장이 된 성도희(전인화 분)가 사실은 아리랑 기능장의 딸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명장이 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선노인(정혜선 분)에게 찾아간 설희는 “정정당당하게 재경연을 해서 진다면 깨끗하게 인정하겠다”고 재경연을 요구했다. 선노인은 “억울하니 재경연을 치르겠다?”라면서 비꼬면서 크게 웃었다.
사실 선노인과 도희는 12년 전 설희가 도희를 이기기 위해 음식 재료인 잉어에 손을 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뒤늦게 이를 알게 된 설희는 더욱 화가 나서 언제부터 알고 있었느냐고 도희를 몰아세웠다. 도희는 차분하게 “누구처럼 트집 잡을 만큼 한가하지 않다”고 응수했다.
설희는 자신을 경쟁자로도 여기지 않는 도희의 태도에 다시 한번 분노했다. 설희는 “한번쯤 긴장하는 척 해줄 수 없니? 어떻게 너의 눈은 나를 보면서 한번도 흔들리지 않는다”고 원망 섞인 말을 했다.
하지만 도희는 “네가 기회를 주지 않아. 나만 보면 벌벌 떠는 네 눈앞에서 어떻게 내가 너를 무서워하겠니?”라고 설희를 멸시했다. 설희는 12년 전 경연 당시 자신을 찾는 아들의 방을 잠갔다가 죽게 만든 상황을 떠올리며 다시 한번 도희를 향해 이를 갈았다. 설희는 한번의 경연으로 오른 손 신경이 파열됐고 아들 한명을 잃었다.
이날 방송에서 도희 역의 전인화는 온화한 표정 속에 감춰진 냉정한 면모로 다시 한번 카리스마를 과시했다. ‘설희’ 김보연의 아들을 잃은 후 쉴 새 없이 쏟아낸 오열은 감탄을 자아냈다. 이날 연기 9단 두 중견 배우의 명품 연기는 ‘신들의 만찬’의 무게감을 더하기 충분했다.
한편 ‘신들의 만찬’은 전통 궁중음식을 지켜나가는 국영기관 아리랑을 배경으로 운명이 바뀐 두 여성 요리사의 이야기를 담는다.
jmpy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