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 중심에 선 2007 신인들, 그들의 활약은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2.02.06 09: 32

92학번을 한국 야구 역사상 최고의 ‘황금세대’로 꼽는다. 한양대 박찬호와 고려대 조성민, 연세대 임선동으로 대표되는 92학번은 최고의 재능이 한 해에 몰려나온, 한국 야구의 세계화를 이끈 세대로 평가받고 있다. 코리안특급 박찬호부터 요미우리 시절 일본 프로야구 올스타로 선정된 조성민, 한화의 레전드 정민철, 현대 최강 선발진의 축을 이룬 임선동까지. 이들은 한·미·일 프로무대에서의 맹활약은 물론, 올림픽·아시안게임 등의 국제무대에서 한국 야구를 세계정상급으로 올려놓는 데에도 이바지했다. 
현재 프로야구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세대를 꼽는다면 어떨까. 대학입학 학번이 아닌 신인지명회의, 즉 드래프트 년도를 기준으로 하면, 2007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뽑힌 이들이 가장 돋보인다. 오는 시즌 프로 6년차를 맞이하는 2007년 신인들 중에는 이미 국가대표도 상당수. 물론 이들은 이미 보여준 것보단 앞으로 보여줄 게 더 많다.
▲ 국가대표 4인방 김광현·봉중근·양현종·임태훈 

2007 드래프트 당시 가장 주목받았던 이는 안산공고의 좌완에이스 김광현이었다. 김광현은 고교 1학년 때부터 무명 안산공고를 홀로 이끌며 2학년에 이미 청소년 대표팀에 선발됐다. SK의 1차 지명을 받은 김광현은 최강팀 SK를 대표하는 선수가 됐고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는다. 올림픽에서 일본 킬러 역할을 도맡은 김광현은 평균자책점 1.26을 기록, 한국의 뉴에이스로 자리한다. 2008시즌 MVP, 2009시즌 평균자책점·승률 부분 1위, 2010시즌 최다승(17승)으로 승승장구하던 김광현은 지난 시즌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2012시즌 자존심 회복을 노리고 있다.
봉중근은 이들과 같은 세대는 아니다. 1997년 신일고를 중퇴하고 바로 메이저리그에 도전한 봉중근은 2007 드래프트에서 LG의 1차 지명과 함께 한국무대로 복귀한다. 한국 복귀 후 첫 시즌의 부진을 극복한 봉중근은 2008시즌부터 LG의 에이스가 됐다. 2008시즌 11승 평균자책점 2.66으로 LG 프랜차이즈 스타 이상훈의 뒤를 이은 봉중근은 김광현과 마찬가지로 2008베이징 올림픽에서 한국팀 선발진의 한 축을 담당했다. 준우승을 차지한 2009 WBC에선 팀에서 가장 믿을만한 선발투수로 활약했고 프로무대에선 3시즌 연속으로 두 자릿수 승을 올렸다.  
양현종은 2차 1순위로 KIA에 입단, KIA가 통산 10번째 우승을 이룬 2009시즌부터 팀의 중심이 됐다. 당시 KIA는 6인 선발 로테이션을 구성, 리그 최강의 선발진을 앞세워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한다. 양현종은 12승 5패 평균자책점 3.15를 기록, 타이거즈 역사상 1993시즌 김정수 이후 최초로 좌완 두 자릿수 승을 거뒀다. 2010시즌에도 16승을 올린 양현종은 당해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었다.
임태훈은 2007시즌 신인 중 가장 빨리 프로무대에 적응, 당해 신인왕을 차지했다. 1차 지명으로 두산에 입단한 임태훈은 루키 시즌 초반부터 불펜 필승조로 활약, 100이닝을 넘게 소화하며 7승 3패 20홀드 평균자책점 2.40을 올렸다. 임태훈은 2009시즌까지 3시즌 연속 두산 불펜의 핵심으로 자리했다. 임태훈은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 발탁돼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 이미 팀의 주축이자 더 높이 도약할 손아섭·이용찬·김혁민
부산고의 야구천재, 손아섭은 2년차부터 자신의 진가를 드러냈다. 롯데에 2차 4순위로 지명된 손아섭은 2008시즌 타율 3할3리를 기록하며 팀의 미래로 주목받았다. 비록 2009시즌에 타격 슬럼프를 겪었지만 2010시즌 3할6리의 타율로 팀의 주전 외야수 자리를 꿰찬다. 이후 손아섭은 2011시즌 약점으로 지적받았던 수비력을 극적으로 향상시켰고 타율 3할2푼6리 15홈런 83타점을 올려 생애 첫 골든글러브까지 수상했다.
이용찬은 임태훈과 함께 1차 지명으로 두산에 입단, 오른쪽 팔꿈치 수술로 인해 2008시즌부터 프로 마운드를 밟았다. 장충고 시절 고교 최고의 우완으로 꼽혔던 이용찬은 특유의 강속구를 내세워 2009시즌 두산의 마무리를 맡아 26세이브로 구원왕과 신인왕에 등극한다. 2010시즌까지 마무리로 뛴 이용찬은 2011시즌부터 선발투수로 전향하여 129이닝을 소화, 김선우의 뒤를 이를 두산의 토종에이스로 기대 받고 있다.
한화에 2차 1순위로 지명된 김혁민은 지난 시즌부터 자신의 재능을 보이기 시작했다. 김혁민은 2009시즌에도 선발 수업을 받았지만 2010시즌 중반 어깨 부상으로 조기에 시즌을 마치고 만다. 하지만 김혁민은 2011시즌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며 자신의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2011년 8월23일 청주 삼성전에선 7이닝 1실점 12탈삼진으로 삼성타선을 압도한 바 있다. 2012시즌 김혁민은 체인지업 연마와 함께 팀의 확실한 선발투수로 자리잡으려한다.
▲  2012시즌 팀의 중심 선수로 자리할 이재곤·김강률
롯데에 1차 지명을 받은 사이드암 이재곤은 프로 입단 1년 후 경찰청에 입대해 서둘러 군복무를 마쳤다. 이재곤은 2010시즌 곧바로 선발진에 합류, 낮게 형성되는 싱커를 내세워 8승을 거둔다. 하지만 이재곤은 2011시즌 제구력이 흔들리며 2년차 징크스를 겪었고 결국 2군행을 통보받기도 했다. 2012시즌 이재곤의 목표는 선발로테이션 재진입과 3점대 평균자책점. 이재곤이 부활에 성공해 선발진에 합류하다면, 장원준의 공백을 메워야 하는 롯데 입장에서 큰 힘이 될 것이다.
2차 4순위로 두산에 지명된 김강률도 이재곤처럼 프로 첫 해를 마친 후 상무에 입대했다. 지난해 군 복무 후 첫 시즌을 치른 김강률은 시속 150km를 상회하는 강속구로 상대 타자를 압도, 정상급 파워피처의 재능을 선보였다. 비록 시즌 후반 파울타구에 맞아 부상으로 중도하차했지만 김강률에게 있어 2011시즌은 1군 무대에서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시즌이었다. 오승환급 직구를 지닌 김강률이 2012시즌 제구력 안정과 함께 두산의 불펜 필승조로 거듭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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