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반 넘어간 프로리그, 각 프로게임단의 아킬레스 건은?
OSEN 고용준 기자
발행 2012.02.06 12: 03

프로리그 2012시즌1이 중반을 넘어섰다. 13경기를 치른 1위 KT를 비롯해서 최소경기인 12경기를 한 삼성전자까지 8개 팀 모두가 대장정의 중반 이상의 일정을 보냈다. 반년짜리 시즌으로 전환되고 4강 포스트시즌으로 환원된 이번 리그서 각 프로게임단의 아킬레스건이 무엇인지 살펴본다.
▲ '디펜딩챔프' KT, 심리적 안정 끝까지 지킬까?
솔직히 현재 상태에서는 약점이 없다고 봐야 한다. 이적생 박성균이 살아나면서 테란 원투펀치에 김대엽이라는 걸출한 프로토스가 버티고 있어 그 무게감이 극에 달한 상태이기 때문. 다만 KT의 유일한 약점은 심리적 안정이라고 할 수 있다.

무너진 상태로 출발했던 지난 시즌도 위너스리그 개막전까지 하위권이었고, 이번시즌 역시 개막 2연전에서 2-0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2-3으로 재역전 당했던 것도 심리적 안정이 무너진 결과였기 때문에 KT의 유일한 약점은 선수들이 심리적인 안정을 놓지 않은 상태서 리그를 마무리하는 것이다.
이지훈 감독은 "현재 5연승을 달리고 있고, 프로리그서 최초 200승 고지에 올라 선수들의 의욕이 넘치는 것이 사실이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잘하는 것 보다, 현재 분위기를 유지하는 것이다. 또 우리를 포함한 어떤 팀들도 한 순간의 방심도 허용할 수 없을 정도로 각 팀의 전력이 평준화 된 상황"이라며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다. 과연 KT가 프로리그 3연패의 위업을 달성할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 '프로토스 왕국' 삼성전자, 저그 이적생들의 활약 이어질까?
2007년과 2008년 광안리 2연패를 달성한 삼성전자는 이번 시즌 우승을 위해 공격적인 선수 영입을 시도했다. 차명환 공군 입대 이후 약점으로 지적된 저그라인 보강을 위해 신노열과 이영한 등 위메이드 출신의 저그 2명을 동시에 영입했다. 이들의 영입으로 인해 송병구-허영무로 이어지는 프로토스 라인에 막강한 투톱 저그체제를 보강한 탄탄한 전력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김기현에 의존하는 테란라인의 불안하고 '프로토스 왕국'이라고 불릴 만큼 프로토스의 출전 빈도가 8개 프로게임단 중 가장 높기 때문에 이적생들이 출전 경기서 포인트를 올려주지 못하면 프로토스에 팀의 운명을 걸 수 밖에 없는 처지라 김가을 감독에게는 이들의 활약 여부가 가장 큰 고민이 아닐 수 없다.
▲ 우승 노리는 SK텔레콤, 이번에는 점을 찍을 수 있을까?
김택용 정명훈 도재욱 등 에이스급 선수들만 놓고 보면 우승이 가능하다. 아니 꼭 우승해야 하는 팀이다. 지난 시즌 SK텔레콤은 위너스리그 우승에 정규시즌 1위까지 차지하며 프로리그 결승전에 직행했다가 KT에 덜미를 잡히는 아픔을 겪었다.
이번 시즌 역시 초반에는 극강한 포스를 뿜어내며 선두를 질주하면서 우승후보 0순위 다운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지난 시즌 신인왕 정윤종이 기흉수술로 빠지고 김택용 도재욱이 무너지면서 승수사냥에 연달아 실패하고 있다.
2년 연속 라이벌 KT의 우승을 지켜봐야 했던 SK텔레콤 박용운 감독이 이번 시즌은 우승의 점을 찍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 김민철 홀로 분전 웅진, 이재균 감독의 지도력 발휘될까?
몇 해 동안 꾸준한 모습을 보인 웅진은 항상 시즌에는 중위권 혹은 다크호스로 분류되었다. 이같은 과소평가에도 불구하고 웅진의 성적은 중상위권을 유지했던 것도 사실. 이번 시즌에도 웅진을 보는 대부분의 시각은 냉정 그자체다. 상위권 전력이 아닌 중하위권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그 이유는 바로 이재호와 김명운의 동반 부진이다. 이재호는 프로토스전서 힘을 쓰지 못하고 김명운은 다패왕의 몰릴 처지가 됐다.
따라서 이재균 감독의 지도력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다. 승부사로 소문난 이 감독답게 김유진 노준규 등 신예들을 적극기용하며 해법을 찾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재호 김명운 등 부진한 선수들을 구속하기 보다는 부드러운 모습으로 선수들의 개성을 살리면서 전체적인 팀 전력의 상승을 꽤하고 있다. 하지만 쉬운일은 아닌 것도 사실.
악전고투 끝에 5할 승률을 맞춘 이재균 감독이 마지막에 웃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2% 부족한 STX, 선수들의 경험치가 문제
STX는 몇년간 꾸준히 3강 후보 중 하나로 지목 됐었다. 김구현-김윤환으로 이어지는 원투펀치에 해마다 조일장 김현우 등 개인리그 4강 진출자를 배출해오며 7전제 전력에서는 정상급의 팀으로 분류됐다.
그러나 이번 시즌 STX의 전력은 불안 그 자체다. 이신형 김성현 변현제 등 신진 선수들이 치고 올라오면서 5할 승률을 유지하고 있지만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김윤환의 장기 부진과 김구현의 공군 입대, 신인 선수들의 경험 부족으로 중요한 경기서 발목을 잡힐 확률이 높은 팀도 STX다.
김은동 감독은 "선수들이 아직 다 보여주지 못한 것이 많다"라고 이야기하고 있지만 시즌 막바지까지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는 아직 미지수다.
▲ 우승과 인연 없던 CJ, 이번 시즌에는 과연?
STX 못지 않게 우승과 인연이 없는 팀이 바로 CJ다. 대형 선수의 수급으로 성적을 냈던 KT, SK텔레콤과는 달리 CJ는 자체 선수들로 상위권 성적을 유지했던 팀. 현재 팀의 주력인 김정우 신동원 진영화 장윤철 등이 모두 CJ 팜 시스템이 배출해낸 선수들이다.
문제는 폭 넓은 엔트리에 비해 정규시즌에서는 5전제 불과해 엔트리 활용이 여의치 않다는 점. 이번 프로리그는 7전제 승부가 아닌 5전제로 전환됐다. 팀의 균형있는 발전을 위해서는 고른 선수 출전이 답이지만 CJ의 지상과제인 우승을 위해서는 약세인 선수들은 과감하게 배제할 필요가 있는 것이 현실. 1위를 질주하던 CJ가 6위까지 내려운 현실을 타파하기 위해서는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하다.
이제 CJ에는 별로 시간이 없다. 이번 시즌 시작전 '우승'이라는 목표를 설정했던 CJ가 이번시즌에도 목표 달성에 실패한다면 자칫 팀 구심정을 잃을 수도 있다.
▲ 다크호스 제8게임단, 엔트리 딜레마에서 헤어날 수 있을까?
제8게임단은 만만하지 않은 팀이다. 현재 순위는 7위지만 제8게임단을 상대하는 모든 팀들은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다. 이제동 염보성 전태양 등 특급선수들이 버티는 원투쓰리펀치는 결코 다른팀에 뒤지지 않기 때문이고 쉽게 이길 수 없는 팀으로 분류되는 결정적인 이유이다.
문제는 이들을 제외한 다른 카드들의 불안함과 9명만 등록된 얇은 선수층이 문제다. 선수층이 얇다는 것은 경기를 충분하게 대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제8게임단의 연습을 자주 도와준다는 '혁명가' 김택용은 "선수 숫자가 없는 것은 확실하게 연습 환경이 구성되어 있지 않은것이다. 엷은 선수층은 성적으로 직결될 것 같다"고 풀이할 정도.
하지만 당장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주훈 감독은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보다 많은 준비를 해야 한다. 지난 5일 공군전 3-0 승리처럼 앞으로 주훈 감독의 노력이 기대가 되는 제8게임단이다.
▲ 군팀의 한계 지닌 공군, 어떤 모습 보여줄까?
공군 에이스는 군(軍) 팀이다. 매년 군 팀이라는 사실이 성적의 발목을 잡아왔다. 연습시간 부족과 인원 부족을 비롯해 구성원이 떠날 수 밖에 없는 문제는 공군을 하위권 팀이라는 인식을 강하게 심어줬다.
이번 시즌 역시 여기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하지만 특급 선수 김구현의 입대는 공군에 희망을 걸 수 있게 하는 사실 중 하나. 공군이 이번 시즌 최초 탈꼴찌와 4강 진입에 성공할 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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