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스톤콤비(2루수·유격수)는 내야수비의 핵이다. 가장 넓은 수비범위를 책임져야 하는 것은 물론, 상대 주자 상황에 맞게 움직여 타자와 주자를 동시에 견제해야 한다. 키스톤콤비가 안정적으로 플레이할 때 팀 전체의 수비도 자연스럽게 흘러간다.
지난 시즌 LG가 기록한 실책수는 97개, 8개 팀 중 최다 실책 2위를 기록했다. 주전 선수들의 부상으로 고정멤버를 가동하지 못한 게 악재로 작용했다. 2010시즌부터 팀의 주전 유격수로 자리한 오지환(20)은 5월 중순이후 부상으로 약 3개월을 결장했다. 2012시즌 2루수로 뛸 예정인 서동욱(27)은 동료들의 계속되는 이탈로 지난 시즌 중견수, 유격수, 포수를 제외한 전 포지션에서 뛰었다.
2루수 서동욱과 유격수 오지환이 2012시즌 내야진의 안정화를 가져올 확실한 카드가 될지는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현재 LG 상황을 고려하면 이들이 LG의 미래를 책임질 키스톤콤비가 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 시즌 2루수로 309⅓이닝을 소화한 박경수는 군입대했고 김태완이 2루수로 491이닝을 출장했지만 실책 5개, 타율 2할5푼2리를 올렸다. 반면 서동욱은 2루수로 215⅔이닝을 뛰었고 실책 1개, 타율 2할6푼7리를 기록했다. 나이와 공격력을 비교했을 때 김태완보다 3살 어린 서동욱이 주전 2루수로, 김태완은 백업 멀티내야수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2루수로 나섰을 때의 서동욱의 타율이다. 서동욱은 2루수로 타율 2할1푼9리를 기록했다. 1루수 출장시 타율 2할9푼3리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현저히 떨어진다. 그러나 수비에선 단 하나의 실책을 기록하며 가장 안정적이었다. 서동욱이 공수에서 조화를 이뤄야만 LG의 주전 2루수로 자리 잡을 수 있다.
오지환은 일찍이 LG의 미래로 평가받았다. 프로 2년차인 2010시즌 탈삼진 137개를 당했지만 13홈런 61타점을 올려 타격에서 재능을 보였다. 문제는 27개의 달하는 실책. 하드웨어적으로는 나무랄 데 없지만 기술적인 면에서 안정감이 부족했다. 오직 경험만이 수비향상의 지름길임을 감안하면 지난 시즌 부상으로 풀타임을 소화하지 못한 게 아쉽다.
현재 오지환은 오키나와에서 유지현 코치와 수비력 향상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2012시즌 서동욱과 오지환이 성공적으로 정착한다면 LG는 앞으로 최소 3, 4시즌 동안 내야센터라인을 안정적으로 가져갈 수 있게 된다. 둘 다 풀타임 소화시 두 자릿수 홈런을 때려낼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LG 리빌딩 중심에 서동욱와 오지환이 자리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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