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우승을 이뤘던 친구들을 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SK 부동의 2루수 정근우(30)에게 있어 국가대표 유니폼은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
정근우는 6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 베로비치 스포츠 빌리지에서 만난 자리에서 "내년 봄에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일원으로 꼭 함께 하고 싶다"고 밝혔다.

여러 의미가 있는 말이었다. 정근우는 지난 시즌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했다. 옆구리 부상 탓에 90경기 출장에 그쳤다. 3할7리로 5년 연속 3할대 타율을 기록했지만 골든글러브 후보로도 거론되지 못하는 아쉬움을 겪었다.
이에 "골든글러브 시상식을 집에서 볼 때 뇌리를 스치던 그 느낌을 잊을 수 없다"고 아쉬워한 정근우는 "압도적인 시즌을 보내 강력한 임팩트를 남기는 정근우가 되는 수 밖에 없다"고 다짐하며 시즌 각오를 숨기지 않았다. 매년 상승곡선을 그리던 연봉도 3억1000만원 그대로 머물렀다.
명예 회복을 선언한 정근우는 특히 WBC 출전을 상징적인 목표로 삼았다. 올 시즌 정근우다운 걸맞은 활약을 펼칠 때 당연히 따라오게 될 국가대표라고 스스로 믿고 있기 때문이다.
또 정근우에게 국가대표팀은 단순한 성적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2006년 아시안게임부터 2008 베이징올림픽, 2009 WBC,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까지 꾸준하게 대표팀으로 활약했던 정근우다.
그는 "친구들과 함께 하며 좋은 추억을 떠올리고 공유하기 위해서라도 꼭 대표팀 유니폼을 입어야 한다"고 털어놓았다. 지난 2000년 캐나다 에드먼턴에서 열린 제 19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 출전 멤버였던 정근우는 당시 함께 뛰었던 추신수(클리블랜드), 김태균(한화), 이대호(오릭스) 등 소위 '에드먼트 키즈'라 불리는 동갑내기 친구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라는 점을 떠올렸다. 어린 나이에 하나가 돼 이뤄냈던 결과물의 벅찬 감동을 여전히 추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청소년대표 때 어리지만 뭔가 함께 이뤄냈던 좋은 이미지가 여전히 남아 있고 계속 떠오른다"는 정근우는 "이제는 각자 팀에서 뛰고 있어 대표팀이 돼야만 그 때처럼 같이 유니폼을 입고 생활할 수 있다"면서 "이제는 서로 가족이 있고 바쁘게 살아가는 만큼 그렇게 모여 수다도 떨고 추억을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대표팀이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추억나누기가 대표팀 승선을 위한 동기부여 중 하나인 정근우. 그가 보여줄 압도적인 시즌은 어떨지 벌써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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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와이번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