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은이 망극할 따름입니다."
'SK 리베라' 박정배(30)가 빠르게 팀 속에 녹아들고 있다.
5일(한국시간) SK 스프링캠프인 미국 플로리다 베로비치 스포츠 빌리지에서 만난 박정배는 자신이 선발 후보 중 한 명이라는 말에 "방출되어 온 선수인데 선발 투수라고 해서 좀 그렇다"면서 "그저 성은이 망극할 따름"이라고 겸손해 했다.

공주고-한양대를 거쳐 지난 2005년 2차 6순위로 두산에 입단한 박정배는 지난 시즌 후 방출 통보를 받았다. 1군 통산 52경기(66⅓이닝)에 나섰고 2승2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6.92를 기록한 것이 전부인 박정배다.
그러나 SK가 손을 내밀자 팀에 반드시 필요한 선발 투수 후보로까지 이름을 올렸다. 140km 중반의 직구를 기본으로 다양한 구종을 지닌 것이 SK 코칭스태프에 어필했다. 이번 캠프 동안 아퀼리노 로페즈가 "얼굴부터 투구폼까지 마리아노 리베라를 닮았다"는 말에 'SK 리베라'라는 별명이 생기면서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캠프 때 항상 어딘가 고장이 났다"는 박정배는 "항상 오버페이스를 잘했다. 스스로 조절이 안되고 100% 올인하는 스타일이라 그런 것 같다"면서 "캠프 중반이 넘었지만 아프지 않다. 힘도 남아 있고 페이스 조절도 잘되고 있다. 동료들과 친해져 가는 것도 기쁘다. 나쁜 것은 하나도 없다"고 활짝 웃었다.
오는 8월 동갑내기 아내(장희선)의 출산을 앞두고 있는 그는 "아내와 딸 가율(4세)이가 너무 보고 싶다. 다치지 말고 돈을 많이 벌어야 한다"고 농담을 던진 후 "50이닝 이상 던진 적이 없어 목표라고 말한다. 패전이든 롱릴리프든 1군에 남아 팀에 뭔가 기여해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SK 선발진에 합류, 방출생 신화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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