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범죄와의 전쟁:나쁜 놈들 전성시대'(이하 '범죄와의 전쟁', 윤종빈 감독)가 개봉 5일만에 120만 관객을 돌파, 2월 극장가에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이 영화가 그간 조폭영화의 계보를 잇는 작품이 아닌 새로운 각도로 '조폭의 이야기'를 보여줬다는 평이 많다. 새로운 한국형 느와르 영화로 봐도 될 것인가?
범죄와의 전쟁이 선포된 90년대, 부산의 넘버원이 되고자 하는 나쁜 놈들이 벌이는 한판 승부를 다룬 '범죄와의 전쟁'은 조폭을 다룬 영화다.
하지만 정확히 말하면 '반달'(건달과 민간인의 중간)이다. 그간 한국영화에서 조폭을 다룬 영화들은 그들을 과도한 웃음거리로 전락시키는 코미디가 많았고, 조폭의 세계나 관계를 심도있게 그리기 보다는 그 배경으로 선택되는 경우가 많았다. '친구', '비열한 거리', '달콤한 인생' 정도가 조폭을 다루면서도 어느 정도 캐릭터에 무게감을 준 영화라고 할 수 있겠다.

'범죄와의 전쟁'은 그런 점에서 조폭 세계에 보다 깊숙히 들어가 사회적인 메시지까지 읽을 수 있는 새로운 영화라는 반응이다.
해고 위기에 처한 비리 세관원 최익현(최민식)이 족보상으로 먼 친척인 부산 최대 조직의 젊은 보스 최형배(하정우)와 손을 잡고 부산의 암흑가를 접수해가는 모습은 인맥과 혈연 집단으로 이뤄진 한국 사회를 떠올리게 하고, 1990년 범죄와의 전쟁이 선포되고 입지가 흔들리면서 각자의 이익을 위해 서로를 배신하고 음모를 짜는 이들의 모습은 화려한 액션으로 조폭세계를 미화했다기 보다는 욕망에 허덕이는 어둠의 세계를 보다 실감나게 표현했다. 여기에 정치계와 폭력계의 합작과 음모, 합의와 회유는 그물망으로 얽혀져 있는 한국의 권력체계를 영화적으로 심도있게 풀어냈다는 반응.
'범죄와의 전쟁'은 이런 점에서 그간 조폭을 다룬 한국 영화들이 얻지 못했던 클래식 '대부', '좋은 친구들'과 비견되는 영광을 얻고 있다. 무엇보다도 팔딱팔딱 살아 숨쉬는 캐릭터가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이 되고 있다. 주인공 최민식, 하정우는 말할 것도 없고 조진웅, 마동석, 곽도원, 김성균 등의 연기가 큰 힘을 보탰다. 관객들에게 진짜 어둠의 세계를 눈 앞에서 목격하는 듯한 실감나는 연기를 보여준다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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