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균-이승엽 효과, 타격이 전부가 아니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2.08 10: 40

1루 수비. 이제 더 이상 편한 곳이 아니다.
2012년 프로야구의 최대 화두는 내야 수비다. 잠실·문학·사직구장이 석면 파문 이후 그라운드 흙 교체 작업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광주구장도 인조잔디에서 천연잔디로 바뀐다. 흙·잔디가 바뀌게 됨에 따라 땅볼 타구를 처리해야 할 내야수들이 직접적인 타격을 입게 됐다. 자연스럽게 내야 수비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2루수·유격수·3루수는 물론이고 1루 수비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과거 1루 수비는 공만 받아주면 되는 편한 포지션으로 인식됐다. 하지만 이제는 달라졌다. 좌타자들의 증가와 섬세해진 수비 포메이션 탓에 1루 수비도 전문성을 요구받는 시대로 변한 것이다.

김태균과 이승엽이 돌아온 한화와 삼성은 타격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큰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김태균은 안정된 캐치 능력과 빠른 타구 판단 및 처리가 일품이다. 김태균 스스로도 "나는 타격보다 수비를 잘 한다"는 농담 아닌 농담을 할 정도로 1루수비에 강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한화 내야수들은 "송구하기가 편해졌다"고 입을 모으는데 덩치가 큰 김태균의 포구 지점과 범위가 넓어 야수들의 송구 부담을 덜어주는 효과가 있다.
채태인이라는 정상급 수비를 자랑하던 1루수를 보유하고 있던 삼성은 이승엽마저 가세하며 1루 수비에 작은 빈틈마저 없어졌다. 이승엽은 일본프로야구에서도 1225이닝 연속 무실책으로 이 부문 센트럴리그 기록을 보유할 정도로 1루 수비에 있어 최고의 안정감을 자랑한다. 왼손잡이로 다이빙캐치와 송구에도 강점이 있다.
롯데도 이대호가 일본 진출했지만 적어도 수비는 걱정할 필요없다. '1루 수비의 대가' 박종윤이 있기 때문이다. 체격조건이 좋고 유연하기 때문에 포구에 능하다. 수비 범위가 넓고 다이빙캐치에도 일가견있다. 1루 라인으로 빠져나갈 타구가 훨씬 줄어들 전망이다.
SK의 1루를 맡을 박정권은 종종 외야까지 볼 정도로 수비 스펙트럼이 넓다. 땅볼 처리와 포구 능력이 안정적이다. 외야 겸업에서 나타나듯 타구에 대한 스타트나 판단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두산 최준석과 넥센 박병호도 수비 범위는 좁지만 정면 타구에는 강하다. 덩치가 크기 때문에 송구 타깃도 넓혀준다.
반면 LG와 KIA는 1루 수비에 불안감을 갖고 있다. LG는 지난 몇 년간 전문 1루수 부재를 몸소 실감했다. 외야수 '작은' 이병규가 1루수로 집중 훈련을 받고 있다. KIA는 주전 1루수 최희섭이 훈련 불참 파동으로 갈팡질팡한 사이 김상현이 1루 수업을 받고 있는데 아무래도 경험이 떨어지는 편이다.
이제 더 이상 3루만이 핫코너가 아니다. 1루도 3루 못지 않은 핫코너다. 투수 및 내야수들과의 긴밀한 조직 플레이까지 요구한다. 1루 수비력이 팀 전력의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전망이다.
waw@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