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선수단, '병장' 홍명찬 덕에 김밥 깜짝 포식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2.02.08 06: 50

현역병으로 제대한 SK 내야수 홍명찬(25) 덕분에 미국 스프링캠프에 집중하고 있는 선수단이 김밥으로 포식했다.
8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 베로비치 스포츠 빌리지에서 스프링캠프에 열중하고 있는 선수단은 계획에 없던 점심 메뉴에 상당히 밝은 표정을 지었다.
다름 아닌 김밥이 식단에 올라온 것. 저녁 때만 한식이 제공되고 아침과 점심에는 베로비치 레스토랑에서 준비한 양식이 나오는 만큼 선수들의 눈은 휘둥그레졌다. 캠프가 후반으로 넘어가면서 조금씩 한국 음식이 그리워질 때였다. 투수 윤길현은 혼자 5줄을 먹어 치울 정도.

선수단이 김밥으로 배를 채울 수 있었던 것은 바로 홍명찬 때문이었다.
홍명찬은 이번 미국 캠프 유일한 휴식일이었던 지난달 31일 선수단과 함께 2시간 거리의 선라이즈 아웃렛 쇼핑몰에 갔다. 그런데 우연히 홍명찬이 근무했던 파주 기갑여단의 후임병 김영국(23) 씨를 마주쳤다. 대학생인 김 씨는 방학을 맞이해 고모가 있는 미국 플로리다로 잠시 여행을 왔던 것이다.
홍명찬이 프로야구 선수라는 것을 알았던 김 씨는 전지훈련지가 멀지 않다는 것을 알고 고모집으로 돌아가 이 사실을 말했다. 이에 고모 부부는 지인인 교포 2명과 함께 선수단에 점심을 제공하기로 마음을 먹었던 것이다.
김 씨 일행은 1시간 반 거리를 차로 달려 직접 김밥 재료를 사들고 선수단 식당으로 와서 손수 250줄에 달하는 김밥을 만들어 제공했다.
홍명찬의 후임이었던 김 씨는 "입대했을 때 상병이었던 홍명찬 선임이 프로야구 선수라는 사실은 알았다. 하지만 이렇게 미국에서 만나게 될줄은 상상도 못했다"면서 "평소 친형처럼 잘대해줘 뭔가 보답하고 싶었는데 고모와 고모부 덕분에 좋은 기회를 가졌다"고 기뻐했다. 홍명찬 역시 "여기서 군 후임을 볼 줄은 몰랐다. 게다가 여기까지 와줘서 선수단을 대신해 고맙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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