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닝이터' 로페즈, "내 임무는 불펜진 돕는 것"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2.02.08 06: 48

"그냥 놓아두면 길게 간다."
한국 4년차 외국인 투수 SK 아킬리노 로페즈(37, 도미니카 공화국)가 이닝이터로서의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로페즈는 7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 베로비치 스포츠 빌리지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그냥 믿고 내버려 둔다면 중간 불펜진을 아끼게 하겠다"면서 "내 목표는 팀을 우승시키는 것이고 또 하나는 불펜 투수를 돕는 것이다. 놓아두면 길게 가겠다"고 밝혔다.

2009년 KIA에 입단한 로페즈는 올 시즌부터 SK 유니폼을 입고 한국에서만 4번째 시즌을 맞이한다. 지난 시즌까지 KIA에서 3시즌 동안 29승24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3.88을 기록했다.
성적도 성적이지만 로페즈가 각광받는 이유는 무엇보다 선발 투수로서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이 탁월했기 때문이다. 로페즈는 선발로 등판한 76경기에서 495⅔이닝을 소화했다. 경기당 6⅓이닝 이상을 소화한 셈이다. 단순히 이닝만 많이 던진 것이 아니라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상)를 43번이나 했다. 이 중 35번은 7이닝 이상을 던지면서 3자책 이하로 막아냈다. 여기에는 완투도 6번이 포함돼 있다.
무엇보다 선발진을 새롭게 만들어야 하는 SK에서 반드시 필요한 존재이기도 하다. 이에 로페즈는 "KIA시절 SK는 불펜의 팀이었다. 그러나 부상이 많아 아쉽다. 고효준도 수술을 했다고 들었다"면서 "중간 계투진을 아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다시 한국에 남을 수 있어 행복하다"는 로페즈는 KIA 시절 SK를 "아주 아주 아주 두려운 팀"이라고 정의를 내렸다. 그는 "SK전을 앞두면 항상 코칭스태프들을 비롯해 모두 미팅으로 바빴다"면서 "2009년의 경우 나를 비롯해 양현종, 윤석민, 곽정철, 구톰슨 등 투수들이 좋은 성적을 냈지만 한국시리즈 7차전까지 갔다. 대단하다"고 인정했다.
SK전에 강했던 로페즈였다. 로페즈는 그 이유로 "마음이 편해서 그런 것 같다"면서 "남미나 미국의 경우는 야유를 하는 이유가 그 선수를 정말 싫어해서 그런 것이다. 하지만 한국은 선수를 좋아하는 마음이 깔려 있어 큰 압박이 없다"고 설명했다. 또 "힘으로 제압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싱커, 슬라이더로 공격적인 타자를 잡아냈기 때문"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로페즈가 KIA와 재계약하지 못한 이유는 옆구리 부상 때문이었다. 이에 로페즈는 "지금은 100% 완전한 상태"라면서 "당시 통증이 있어 던지지 말았어야 하는데 중요한 경기라 참고 던진 것이 부상의 원인이 됐던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완벽하다"고 강조했다.
친정팀인 KIA와 경기는 어떤 느낌일까. 로페즈는 담담했다. "항상 그랬던 것처럼 어느 팀과 붙어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로페즈는 "KIA팬들도 있지만 한국의 모든 팬들에게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다"고 웃어보였다.
letmeout@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